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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구해줘' 조성하, "머리 탈색 열여섯번...세월호 유병언 떠올렸죠"(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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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텐아시아

배우 조성하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사이비 교주 백정기의 머리는 하얗다. 눈썹마저 희다. 백정기 역을 맡은 배우 조성하는 백발을 위해 열여섯 번이나 머리카락을 탈색했다. 자신이 제안한 백발 콘셉트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끊어지고 녹아내릴 정도였다. 하지만 백발의 백정기는 교주다운 카리스마를 풍기며 극을 이끌었다. 국내 최초로 사이비 종교를 다룬 드라마인 만큼 조성하는 머리 색과 맞춘 흰색 정장부터 안색의 미묘한 변화까지 세밀하게 배려해 캐릭터를 빈틈없이 구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구해줘’는 연일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시청률도 1%대에서 시작해 종영을 2회 남겨둔 지금 3%로 훌쩍 뛰었다. 케이블 채널임을 감안하면 이례적 상승세다. 모든 촬영을 마친 조성하는 “공을 들인 만큼 백발 콘셉트가 신의 한 수로 활용돼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했다. 다시 검은 머리로 돌아온 조성하를 만났다.

10. 신인 연출과 신인 작가인 데다 장르도 생소하다. 대본을 받아봤을 때 어땠나?
조성하: 4회 대본까지 읽었는데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인 작가인데도 공력이 상당하다고 느껴서 정이도 작가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김성수 연출은 영화 ‘야수’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 현장에서 능력을 이미 확인했고 ‘구해줘’에서도 건재한 리더십과 재능을 느꼈다. 훌륭한 감독이라 동맹을 맺어야 될 정도다.(웃음) 또 사이비 교주라는 역할을 국내에서 연기했던 배우가 없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10. 참고했던 인물이나 캐릭터는?
조성하: 대본을 읽고 나서 감독과 작가를 만나 세월호의 유병언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유병언이 흰 옷을 입고 설교했던 동영상을 봤는데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외형적으로 참고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10. 백정기 캐릭터 구축을 위해 외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조성하: 머리색은 물론 정장, 반지, 브로치 같은 액세서리까지 스태프들과 의논해 공을 들였다. 백발로의 변신은 작가와 감독에게 먼저 제안했는데 이런 얘기를 할 줄 몰랐다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줬다. 다른 어떤 작품에서보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 신의 한 수로 잘 활용된 것 같아 감사하다. 피부색도 살색에서 점점 하얗게 질려 표백화되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그려보려고 노력했다.

10. 김성수 연출 또한 사이비와 관련된 아픔이 있었다고 짧게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됐나?
조성하: 우연의 일치인지 감독, 작가, 제작자들이 다들 그런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자료나 동영상 수집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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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성하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10. 원래 종교를 갖고 있는지?
조성하: 불교 쪽에 가깝다. 불심이 깊다기보다는 절에 가서 햇볕 쬐고 좋은 공기 마시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 수준이다. ‘살짝 불교”살살 불교’라고 설명하겠다.(웃음)

10. 설교하는 장면이나 화법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는데 어떻게 표현했나?
조성하: 교회는 어렸을 때 선물 준다고 하니 크리스마스 때나 가서 빵 얻어먹고 오는 수준으로 가봤다.(웃음) 그래서 목사들에 대한 연구를 나름 많이 했다. 목사들의 화술과 화법은 무엇인지, 그들의 설득력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 건지 많이 생각해봤다.

10. 혹시 종교단체에서 전화는 오지 않았나?
조성하: 처음에 염려를 많이 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받은 적이 없다. 만약 전화를 한다면 그 사람은 100% 사이비 종교인일 것 같다. 전화가 온다면 “너 사이비지?”라고 말할 계획은 갖고 있다.(웃음)

10. ‘역겨운 엔딩 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조성하: 내게는 다 칭찬으로 들린다.(웃음) 요정이면 됐다.(웃음) 또 ‘역거운 엔딩 악마’보다는 상당히 친숙한 것 같다.

10. 전체적으로 강렬했던 드라마의 분위기에 비해 촬영장은 화기애애했다던데.
조성하: 화기애애를 넘어 ‘화기발랄’했다.(웃음) 마지막 촬영 때 소나기가 억수같이 내렸지만 다 맞아가면서 이틀밤을 샜다. 그래도 좋은 작품에 좋은 배우들끼리 만났으니까 인상 쓰는 사람 하나 없이 밝은 기운을 이어갔다.

10. 인터뷰에서도 위트가 넘치는데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조성하: 김성수 연출이 조재윤과 날 보고 ‘조브라더스’라고 불렀다.(웃음) 둘 다 조 씨라 나는 ‘조투’라고 불렀다.(웃음) 조재윤과 김광규가 개그를 던지면 나는 사이 사이 놓치지 않고 역공 개그를 펼쳤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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