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성하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구해줘’는 연일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시청률도 1%대에서 시작해 종영을 2회 남겨둔 지금 3%로 훌쩍 뛰었다. 케이블 채널임을 감안하면 이례적 상승세다. 모든 촬영을 마친 조성하는 “공을 들인 만큼 백발 콘셉트가 신의 한 수로 활용돼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했다. 다시 검은 머리로 돌아온 조성하를 만났다.
10. 신인 연출과 신인 작가인 데다 장르도 생소하다. 대본을 받아봤을 때 어땠나?
조성하: 4회 대본까지 읽었는데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인 작가인데도 공력이 상당하다고 느껴서 정이도 작가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김성수 연출은 영화 ‘야수’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 현장에서 능력을 이미 확인했고 ‘구해줘’에서도 건재한 리더십과 재능을 느꼈다. 훌륭한 감독이라 동맹을 맺어야 될 정도다.(웃음) 또 사이비 교주라는 역할을 국내에서 연기했던 배우가 없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10. 참고했던 인물이나 캐릭터는?
조성하: 대본을 읽고 나서 감독과 작가를 만나 세월호의 유병언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유병언이 흰 옷을 입고 설교했던 동영상을 봤는데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외형적으로 참고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10. 백정기 캐릭터 구축을 위해 외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조성하: 머리색은 물론 정장, 반지, 브로치 같은 액세서리까지 스태프들과 의논해 공을 들였다. 백발로의 변신은 작가와 감독에게 먼저 제안했는데 이런 얘기를 할 줄 몰랐다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줬다. 다른 어떤 작품에서보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 신의 한 수로 잘 활용된 것 같아 감사하다. 피부색도 살색에서 점점 하얗게 질려 표백화되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그려보려고 노력했다.
10. 김성수 연출 또한 사이비와 관련된 아픔이 있었다고 짧게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됐나?
조성하: 우연의 일치인지 감독, 작가, 제작자들이 다들 그런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자료나 동영상 수집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
배우 조성하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조성하: 불교 쪽에 가깝다. 불심이 깊다기보다는 절에 가서 햇볕 쬐고 좋은 공기 마시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 수준이다. ‘살짝 불교”살살 불교’라고 설명하겠다.(웃음)
10. 설교하는 장면이나 화법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는데 어떻게 표현했나?
조성하: 교회는 어렸을 때 선물 준다고 하니 크리스마스 때나 가서 빵 얻어먹고 오는 수준으로 가봤다.(웃음) 그래서 목사들에 대한 연구를 나름 많이 했다. 목사들의 화술과 화법은 무엇인지, 그들의 설득력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 건지 많이 생각해봤다.
10. 혹시 종교단체에서 전화는 오지 않았나?
조성하: 처음에 염려를 많이 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받은 적이 없다. 만약 전화를 한다면 그 사람은 100% 사이비 종교인일 것 같다. 전화가 온다면 “너 사이비지?”라고 말할 계획은 갖고 있다.(웃음)
10. ‘역겨운 엔딩 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조성하: 내게는 다 칭찬으로 들린다.(웃음) 요정이면 됐다.(웃음) 또 ‘역거운 엔딩 악마’보다는 상당히 친숙한 것 같다.
10. 전체적으로 강렬했던 드라마의 분위기에 비해 촬영장은 화기애애했다던데.
조성하: 화기애애를 넘어 ‘화기발랄’했다.(웃음) 마지막 촬영 때 소나기가 억수같이 내렸지만 다 맞아가면서 이틀밤을 샜다. 그래도 좋은 작품에 좋은 배우들끼리 만났으니까 인상 쓰는 사람 하나 없이 밝은 기운을 이어갔다.
10. 인터뷰에서도 위트가 넘치는데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조성하: 김성수 연출이 조재윤과 날 보고 ‘조브라더스’라고 불렀다.(웃음) 둘 다 조 씨라 나는 ‘조투’라고 불렀다.(웃음) 조재윤과 김광규가 개그를 던지면 나는 사이 사이 놓치지 않고 역공 개그를 펼쳤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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