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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종합] 신정환, 자신도 알고 있는 숙제…#뎅기열#라스#예능감#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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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SBS funE | 김지혜 기자] 방송인 신정환은 '게으른 천재'로 불렸다. 이경규, 김구라 등은 늘 신정환에 대해 "천재적인 예능감을 가진 후배"라고 평가했지만, 단점으론 '불성실'과 '게으름'을 꼽곤 했다.

불안불안했던 신정환은 급기야 큰 사고를 쳤다. 2010년 원정 도박 사건이 터진 것이다. 신정환은 2010년 9월 5일부터 7일까지 3편의 프로그램 녹화에 통보 없이 불참한 뒤 긴 잠적에 들어갔다. 얼마 후 필리핀에서 도박 빚으로 억류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정환은 도박설을 부인했으나 사실로 밝혀졌다. 결국 뎅기열이라는 희대의 쇼를 벌이며 전 국민의 질타와 비난을 받았다.

이후 연예계 잠정 은퇴와 싱가포르 이주 등으로 '방송인 신정환'은 잊혀져 갔다. 싱가포르에서 빙수가게 사장님으로 변신했다는 소식만 간간히 들려왔을 뿐이다.

신정환의 컴백설이 돌기 시작한 것은 약 2년 전. 결국 2017년 9월 '프로젝트 S:악마의 재능'으로 무려 7년 만에 컴백했다. 컴백을 둘러싼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무슨 짓을 해도 연예인은 돈을 벌 수 있구나'하는 상대적 박탈감도 안겼다. 이런 부정적 여론을 의식하듯 신정환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신정환은 "1994년도에 데뷔를 해서 지금까지 참 많은 사건 사고도 있었고, 많은 기쁨과 즐거움도 있었다"면서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니 한 번도 제가 이런 자리를 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또 친근감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있다는 생각에 문득 소속사 분들께 제의를 했다"고 자발적 기자회견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사실 아직까지 여러분들과 팬분들께 고개를 떳떳이 들고 대화하는 게 많이 어색하다. 오늘 이 자리는 앞으로 더 이상 실망과 사건사고는 없다는 다짐을 알려드리기 위한 자리다"라고 기자회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10년 전 뎅기열 사건부터 대중의 악플, 라디오 스타 컴백 그리고 MBC에 남아있는 채무 문제까지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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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0년 전 국민을 실망시킨 '뎅기열' 사건의 전말이 궁금하다.

A. 2010년에 필리핀에 휴가차 놀러 갔을 때 그 일(도박사건)이 있고 한국에 대대적인 보도가 됐다. 저희 가족과 지인들이 굉장히 놀랐고 많은 연락이 왔다.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제가 왜 그랬는지 왜 그렇게 남자답지 못했는지 많은 후회와 감정이 생긴다. 흔히들 저를 '신뎅기', '칩사마'라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거 자체가 변명인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너무 많은 말과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제 머릿속에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때 현지에 살던 지인분이 이쪽에서 유행하고 있는 병이니까, 본인이 아는 병원에서 누워있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그래서 그렇게 된 거다.

Q.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인가?

A. 2006년이다. 룰라 활동 후 복무를 하고 나와 컨츄리 꼬꼬를 준비하던 시점이다.

Q. 대중들의 부정적 반응 때문에 지금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신정환 특유의 캐릭터와 예능감은 언제쯤 볼수 있을까?

A. 제가 활동할 때 토크쇼 등에서 보여줬던 캐릭터들은 실제 제 모습이다. 복귀를 앞두고 주위에서 '처음부터 예전 모습처럼 하라'는 의견도 주셨고, '미안한 마음을 보여주면서 서서히 풀어가라'는 사람도 있었다. 저는 누가 시킨다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랜만에 방송을 하니 저도 모르게 의기소침하게 되더라. 아직까지는 표정관리 등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관찰 예능이 오랜만에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는 모습으로서 좋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제일 친한 탁재훈과 단둘이서, 스태프가 아무도 없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둘만 있다고 생각하면서 얘기하니까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 누구나 어떤 포맷이든 처음 시도할 때는 힘들듯이 저는 몇 배로 더 어색하고 힘들었다. 지금 4회 정도 촬영 중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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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들 때문에 복귀를 결심했다고 했는데?

A. 복귀를 앞두고 심경 글을 쓰는 와중에 아들 이야기를 하게 됐다. 제 스스로 대중들 앞에 설 용기를 준 게 아들의 영향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글을 쓴 것 같다.

Q. 싱가포르에 계속 살았다면 욕을 안 먹고 조용하게 살 수 있었을 것 같다. 복귀 이후 많은 욕을 먹고 있는데 후회되진 않나?

A. 싱가포르에 계속 있었으면 그랬을 수도 있다. 방송일을 관두고 어떤 일을 하면서 살까 생각하던 중에 현지 지인으로부터 사업을 제안받았다. 2,3평 남짓한 상가에서 빙수 기계를 빌려놓고 메뉴 개발을 했다. 거기 있으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걸 보고 놀랐다. 굳이 찾아오셔서 쪽지, 편지를 주시고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는 게 고마웠다.

Q. 악플 보면서 컴백을 후회하지는 않았나?

A. 제가 악플이 없었던 시기는 룰라 때 뿐인 것 같다. 방송을 시작하면서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제가 살면서 사건이 많았지만 자전거, 바이크 등 사경을 헤맨 사고도 많았다. 후회는 없다. 재훈이 형이 '니가 7년 전에 (진실을) 얘기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더라. 나도 지금에 와서는 그게 후회가 된다.

Q. 덩달아 함께 출연 중인 탁재훈도 욕을 많이 먹고 있는데?

A. 그러게 말이다. 그런데 재훈이 형이 너무 고맙다. 제가 복귀를 한다고 하니 재훈이 형이 선뜻 기획단계부터 같이 하겠다고 해주셨다. 재훈이 형도 어렵게 복귀했는데 7년 동안 쉬다가 나온 저를 돕고 있다. 마음속에 고마움이 많은데 진실하게 표현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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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른 방송인도 많은 사건, 사고를 쳤지만 빨리 복귀했다. 그에 비하면 복귀가 늦게 이뤄진 편인데 억울하진 않나?

A. 그들과 비교해서 제가 뭔가를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그런 분들 중에서도 내 사건이 제일 컸다.

Q. '라디오 스타' 끝자리가 비어 있는데 복귀할 생각은 없나?

A. 라디오 스타는 아직도 늘 그립고, 고마웠던 방송이고 자리였다.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제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10년간 방송을 이끌고 사랑해주신 분들이 판단해주실 문제다. 게다가 제 뒤를 이어 나온 분들이 잘 해주셨다.

Q. '악재의 재능'에서 시장 어머니가 "정신 차려라"라는 조언을 해준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현장에서 그런 질타나 충고의 소리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A. 저의 부모님이 그러셨다. 그 말씀을 듣고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했는데, 만약 촬영이 아니었다면 손을 잡고 울었을 것 같다. 감사드린다.

Q. 컴백을 하고 나서 이 일이 '재미'가 있고, '천직'이라는 느낌이 들었나? 첫 촬영을 하고 나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궁금하다.

A. '악마의 재능' 첫 촬영이 차에서 내리는 장면이었다. 마이크를 차고, 카메라가 다가왔을 때 '아, 내가 왜 이것의 소중함을 몰랐을까' 싶었다. 그 전까지 긴장이 많이 되고 7년이란 시간이 길게 느껴졌는데 마이크를 차는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솔직히 좋았다. 그 티를 내려니 많이 창피했다. 그런데 속으로는 너무 좋더라.

Q. 2010년 일탈 당시 방송에 대한 매너리즘 같은 것도 있었나?

A. 당시는 스튜디오 녹화가 많았다. 뭔가 밀폐된 생활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것 때문에 그런 일(원정 도박)을 했다는 건 말도 안되는 핑계다. 철이 없었고 생각 없이 살지 않았나 싶다. 결혼을 좀 일찍 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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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송에 임하는 자세는 어떻게 달라진 것 같나?

A. 그 전에 방송했을 때는 성실히 했다. 인기가 많았다는 걸 느꼈다면 좋았을 텐데 '바쁘구나' 정도로 느끼고 열심히 했던 기억이다. 자만에 빠져서 그랬다고는 생각 안해봤다. 지금은 방송가 트렌드가 많이 바뀌어서 예전 캐릭터를 보여주는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예전에 내 모습도 생활 속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못 보여드렸던 속마음이나 일상을 보여주는게 재밌다고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Q. MBC 선지급 금액이 있는 걸로 안다. 그것은 어떻게 갚을 계획인가?

A. '일밤-대망'이라는 프로그램 할 때다. 회당 몇 회분 묶어서 선지급을 받았고 갚지 못한 게 좀 남아있다. 앞으로 갚아나가겠다.

Q. 나머지 채무는?

A. 그것도 차차 정리해 나갈 생각이다. 7년 동안 수입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주위에서 생활비를 조달해서 썼다.

Q. 신정환에게 팬 카페는 어떤 의미인가?

A. 팬 카페가 한 개 남아있다. 오랫동안 활동을 못 했다. 제가 싫어서 떠난 분도 있지만 제 마음을 알고 카페에 안오신 분도 있다. 그분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예전에는 글도 많이 올리고 했었다. 제가 기자분들은 좀 무서워하는데 팬카페에 들어가면 말을 많이 한다. 많은 도움이 되고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Q. 아내도 많은 힘이 됐을 것 같다.

A. 제가 아무것도 없을 때 제 곁을 지켜줬다. 많이 미안하다. 저희 부모님은 해탈의 경지에 이르셨지만 제 아내, 장인, 장모는 제가 남편이고 사위인 걸 주변 사람들이 알지 않나. 그런 것에 대해서 조금 신경이 쓰이고 미안하다. 제가 좀 순탄한 인생을 살았던 연예인이라면 참 좋았을 텐데 그 점이 미안하다.

Q. 가족은 복귀를 지지해줬나?

A. 제가 복귀 이야기를 하면 좀 심드렁했다. 아무래도 제 측근이 가족이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직접적인 이야기를 안한 것 같다.

Q. 앞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

A. 활발하게 활동을 많이 할 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제 머리와 마음속에 준비가 돼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바로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막 복귀했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재치있고 말을 잘하고 깐죽거리는 예전의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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