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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파탈루 “우리가 머문 호텔 위로 北미사일 지나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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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亞축구연맹컵 4강전 치른 호주 선수 파탈루 北 방문기 화제

동아일보

북한 평양 시내 여행 중에 일행과 기념사진을 찍은 에릭 파탈루(오른쪽). BBC 홈페이지 캡처


“체크아웃을 할 때 한 남자가 ‘오전 6시에 밖에 있었다면 미사일이 호텔 위로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다. 우리는 ‘빨리 이곳을 떠나자’는 눈빛을 교환했다.”

호주 축구 선수 에릭 파탈루(31·인도 벵갈루루FC)의 북한 방문기가 화제다. 그의 소속팀은 13일 평양 능라도경기장에서 북한의 4·25체육단과 아시아축구연맹(AFC)컵 4강 방문 2차전을 치렀다. 안방 1차전에서 3-0으로 이긴 벵갈루루는 평양에서 0-0으로 비겨 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파탈루는 15일까지 평양의 한 호텔에 머물렀는데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57분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동쪽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파탈루는 20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정부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호주대사관도 없고 핵전쟁 위험이 있다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출발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AFC에 문의한 뒤 안전하다는 대답을 듣고 북한행 비행기를 탔다.

파탈루는 “북한 사람들이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샅샅이 살폈다. 그들이 내 SNS를 확인하지 않길 원했다. 김(김정은)을 만나 술을 한잔해야겠다는 농담을 적었기 때문”이라며 평양에서 겪은 일들을 전했다. “11일 순안공항에 도착했는데 비행기가 한 대뿐이라 놀랐다. 입국 과정에서 축구화, 공 등이 분실돼 몇몇 선수는 호텔에서 150∼200달러를 주고 질이 나쁜 ‘가짜 신발’을 사야 했다”는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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