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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에비앙 잡으면 … LPGA 한국 여자 그랜드 슬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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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까지 미국 잔치였지만

박세리 물꼬 튼 뒤 한국계 강세

올 시즌 유소연·박성현·김인경

네 차례 메이저 중 세 차례 정상

산악 코스 에비앙, 한국 선수 유리

2014년 김효주, 작년 전인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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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27·메디힐)과 박성현(24·하나금융그룹), 그리고 김인경(29·한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들이다. 유소연이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엔 박성현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또 김인경은 지난 6일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들은 이제까지 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총 27승을 거뒀다. 1998년 박세리(40)가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석권한 것을 시작으로 박지은(200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김주연(2005년 US여자오픈)·장정(200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박인비(29·KB금융)·김효주(22·롯데·2014 에비앙)·전인지(23·하이트진로·2016 에비앙) 등이 ‘메이저 퀸’의 반열에 올랐다.

만약 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한다면 한국 선수가 메이저 4개 대회를 휩쓰는 ‘코리안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한국 선수들이 한 시즌 그랜드 슬램을 합작한 건 한 번도 없었다. 영국의 BBC는 지난달 박성현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직후 ‘K-팝과 K-드라마 스타뿐만 아니라 K-골프가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1930년 위민스 웨스턴 오픈으로 시작된 LPGA 메이저 대회는 수십 년간 미국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55년 US여자오픈에서 우루과이 출신 페이 크로커가 비(非) 미국계 선수로는 처음 우승했다.

미국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메이저 대회 우승자의 면면이 대거 바뀐 건 90년대 들어서다. 박세리를 비롯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다양한 국적의 실력자들이 등장하면서 메이저 대회 우승 판도도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미국 선수들이 한 시즌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건 1992년이 마지막이었다.

특히 메이저 대회가 5개로 늘어난 2013년 이후에는 한국 선수들과 한국계 선수들이 사실상 우승 타이틀을 나눠 갖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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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는 2015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을 비롯, 메이저 대회에서만 총 7승을 거뒀다. 김효주와 전인지 등은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나이에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여기에 미셸 위(미국·2014 US오픈), 리디아 고(뉴질랜드·2015 에비앙, 2016 ANA 인스퍼레이션)와 이달 초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대니얼 강(25·미국) 등 해외동포 선수들까지 합치면 K-골프의 위력은 배가된다.

송경서 JTBC골프 해설위원은 “박세리가 홀로 분투했던 1990년대 후반과 달리 이제는 실력을 갖춘 한국 선수들이 많다. 이들은 메이저 대회 우승에 필요한 강한 정신력까지 갖췄다. 그렇기 때문에 LPGA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라면 누구든지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은 연습량에서 한국 선수들을 못 따라간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에 더욱 집중한다. 그러니 강할 수 밖에 없다”며 “반면 미국 여자골프는 젊은 유망주들이 급속도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올 시즌 열린 LPGA투어 22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12승을 거뒀다. 역대 최다였던 2015년 15승 기록을 넘보고 있다. 올 시즌 미국 선수들은 4승을 기록 중이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은 다음 달 14~17일 프랑스 에비앙르뱅에서 열린다. 최근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한국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2014년 김효주가, 지난해엔 전인지가 우승했다. 송경서 위원은 “에비앙은 코스가 산악 지형인데다 전장이 길지 않은 편이다. 한국 선수들에겐 최적화 된 코스다. 한국 선수가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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