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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러시아 WC] 신태용 감독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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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Sports

신태용 감독의 취임 일성은 '월드컵 진출'이었다. 눈 앞에 갖가지 종류의 난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신태용 감독은 가장 중요한 목표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6일 오전 광화문에 위치한 대한축구협회에서 신태용 감독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취임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 선 신태용 감독은 '독이 든 성배'라 불리는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남은 2경기에 올인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계약기간보다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더 좋은 상황은 그 이후에 따라올 것이다. 반드시 월드컵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지난 4일 2017년도 6차 회의를 열고 공석으로 있던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신태용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기간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다. 현재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 대표팀이 조 3위로 본선에 직행하지 못해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더라도 계약기간은 유지된다. 그러나 2경기 이후 월드컵 진출 실패 시에는 계약이 해지된다.

A조에 속한 우리 대표팀은 현재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 자리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3위에 올라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1점 차이로 박빙의 경쟁상황. 남은 2경기에서 한 경기라도 삐끗할 경우 본선 자력진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최악의 타이밍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세번째 구원 등판에도 '두려움'보다 '즐거움'에 방점을 찍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힘든 시기임에도 저에게 믿고 감독을 맡겨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이 반드시 9회 연속 월드컵에 갈 수 있게끔 몸을 불사지르겠다"라며 자신에게 믿고 기회를 준 협회와 축구계 선,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신태용 감독이 거친 대표팀 경력에는 모두 '대행'이나 '중도'가 꼬리표처럼 붙어 있다. 2014년에는 공석 기간이 길어지고 있던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감독 대행을 잠시 맡은 적이 있고, 2016 리우올림픽과 2017 FIFA U-20 월드컵은 모두 도중에 지휘봉을 넘겨 받아 본선 대회를 치렀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이번 구원 등판은 상황이나 여건 면에서 여러모로 역대급 위기인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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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대표팀은 전력의 양대 축인 기성용과 손흥민이 나란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중차대한 전력 공백까지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신태용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가 부상으로 재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부상 상태는 면밀히 체크하겠다. 두 선수의 공백을 어린 선수를 새로 발탁해 메울 수도 있다. 그러나 유망주를 무턱대고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평가전 때는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겟지만 남은 2경기에는 최고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들을 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약점으로 지적되어 온 수비 조직력 문제에 대해서는 "대표팀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로 수비진을 구성할 수 있다. 조직력만 잘 다듬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20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실전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뽑아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A대표팀은 그런 부분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섣부른 예단을 경계해 달라는 의중을 전했다.

무엇보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선발 원칙과 관련해 "나와 슈틸리케 감독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전임 감독이 믿었던 선수들을 그대로 쓰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전술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을 뽑을 생각이지만 이란전과 우즈벡전은 무엇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전제하에 선수들을 구성할 것이다"며 팀과 승리에 초점을 맞춘 원칙을 강조하기도 했다.

관심을 모았던 코치진 구성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감독 선임 기자회견은 새롭게 지휘봉을 넘겨 받은 지 2일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했다. 신태용 감독 역시 "갑자기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아직은 여러가지를 검토하며 코치진을 생각하고 있다. 감독과 함께 갈 수 있는 코치를 선임할 생각이다"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역 시절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였던 신태용 감독은 국가대표팀에서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지도자로 '제 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 뒤에는 한국 축구에 위기가 닥칠때면 그 어떤 감독보다 존재감을 발휘하는 지도자로 변신했다. 신태용 감독 역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소식을 듣기까지 적지 않은 기다림과 불안, 설렘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했다. 그가 현재 대표팀이 처한 위기보다 월드컵을 향한 갈망, 승리에 대한 희망에 더 많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신태용 감독은 "기술위가 열리던 날 오후 1시가 지나도 김호곤 부회장님한테 별다른 연락이 없어서 '아, 내가 안됐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 협회 전무님께 연락이 왔고 만나러 가는 동안 '신태용 화이팅, 잘했어' 그런 생각을 했다. 선수 시절에 월드컵 무대에 서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었다. 선수 시절에는 이루지 못했지만 감독으로서 더 높은 곳 까지, 더 멀리 가라는 뜻으로 생각했다. 비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대표팀 감독직을 맡게 된 남다른 자부심과 개인적인 동기부여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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