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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FIFA보고서, "한국 정몽준-영국 캐머런 총리, 월드컵 개최지 투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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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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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만나 월드컵 개최지 투표를 요청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27일 공개한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비리의혹 윤리위원회 보고서에는 '한국-잉글랜드의 월드컵 개최지 투표 거래' 의혹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2월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스위스 취리히의 한 호텔에서 영국 윌리엄 왕자와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등이 회동했다. 캐머런 총리가 정 명예회장에게 잉글랜드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명예회장은 잉글랜드 측이 한국에 투표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당시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이 동시에 진행됐는데, 잉글랜드와 한국은 각각 2018년 월드컵,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신청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 2018년 개최지는 러시아, 2022년은 카타르로 결정됐다.

제프 톰프슨 잉글랜드 유치위원장은 애초 한국에 투표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정 명예회장의 제안에 동의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조사 내용만을 토대로 보면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윤리위 견해다. 보고서는 "정 명예회장은 투표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며 "정 명예회장이 부인하는 것보다 톰프슨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면서도 의혹을 시인하는 게 훨씬 더 신뢰성이 있다"고 평했다.

앞서 한국-잉글랜드 간의 투표 합의 의혹은 2014년 12월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의 보도로 불거졌다. 당시 인디펜던트는 "한국이 잉글랜드와의 약속을 파기하고 러시아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정 명예회장은 "특정 국가와 투표를 교환하기로 밀약하는 것은 FIFA 규정에 어긋나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라며 부인한 바 있다.

한편 FIFA는 2018년과 2022년 FIFA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비리 의혹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를 27일 전격 공개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가 '보고서 원본을 입수했으며, 조만간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히자마자 부랴부랴 나온 조치다.

이 보고서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비리의혹은 조사를 맡았던 마이클 가르시아 FIFA 윤리위원회 조사관이 2014년 세상에 알렸다. 당시 가르시아 위원장은 비리 혐의자 75명과 20만 건의 서면 자료를 조사해 430쪽 분량의 보고서를 만들어 FIFA에 제출했다. 이후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라"는 세계축구계와 언론의 요구가 이어졌지만, FIFA는 40쪽 분량의 요약문만 공개한 뒤 "월드컵 유치 과정에 비리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전문 공개를 요구하던 가르시아 위원장은 FIFA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자진사퇴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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