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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형이 캐디맡은 황중곤, KPGA선수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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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라인 잘 읽어준 형에 감사"

상금 2억에 5년 시드 확보

조선일보

/KPGA


뿔테 안경을 쓴 황중곤(25·사진)은 말수도 적고 표정 변화도 거의 없어 '돌부처'란 별명이 있다.

그가 가장 즐거운 때로 꼽는 게 세 살 위 형 황중석(28)과 축구 이야기를 할 때이다. 형제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열성팬이다. 25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 60회 KPGA 선수권은 4라운드 중반 무려 7명이 공동 선두에 오를 정도로 접전이 벌어졌다. 황중곤은 캐디를 맡은 형과 축구 이야기로 긴장을 풀어가며 역전승을 거두었다. 지난 주 이정환(26)이 캐디를 맡은 동생 이정훈(23)과 우승을 한 데 이어 2주 연속 '형제 콤비'가 K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다.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의 캐디도 동생 오스틴 존슨이다. 황중곤은 25일 경남 양산 에이원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김기환과 이형준이 1타 차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황중곤은 일본에선 별도의 캐디와 트레이너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스포츠의학을 전공하고 트레이너를 하고 있는 형에게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부탁한다. 마사지도 형의 몫이다. 지난해부터 형과 함께하기 시작했는데 성적도 잘 나온다고 한다. 황중곤은 "9번홀(파5) 9m 이글 퍼트와 17번홀(파3) 4m 버디 퍼트가 결정적이었는데 형이 퍼팅 라인을 정말 잘 읽었다"며 "1인 2역을 해준 형에게 크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3년 만에 국내 투어 2승째를 올린 황중곤은 상금 2억원과 5년 시드를 확보했다. 올해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 PGA 투어 CJ컵 출전권도 얻었다. 2011년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황중곤은 일본에선 3승을 기록 중이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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