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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술위-감독 교체' 축구 대표팀, 선수들도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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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대표팀의 선수들도 정신 자세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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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선수들에게서 절실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부터 크게 요동치던 한국 대표팀이 수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됐고,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물러났다. 하지만 이것으로 대표팀의 모든 것이 바뀌지 않는다. 선수들도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용수 위원장은 지난 15일 파주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과 함께 본인의 사퇴를 발표했다. 이로써 2014년 9월 24일부터 시작됐던 슈틸리케호는 996일 만에 불명예스럽게 끝을 맺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은 최근 대표팀의 모습을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한국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불안하기만 했다.

중국,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시리아와의 홈 경기에서는 모두 1점차로 신승했고 원정 경기에서는 1무 3패에 그쳤다. 이란 원정에서는 유효 슈팅 0개의 굴욕, 중국 원정 사상 첫 패배, 카타르에 33년 만의 패배 등 잊고 싶은 기록들을 만들었다. 결국 한국 축구는 더 이상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 한국은 새로운 감독과 함께 그를 찾고 여러 가지 조언과 쓴 소리를 해줄 기술위원장도 선임해야 한다. 기술위원회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만 바뀐다고 지금의 대표팀은 나아지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나서는 선수들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사령탑이 바뀌어도 팀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 축구는 세계무대에서 상대 슈팅에 몸을 날리는 투혼,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뛰려는 근성과 물러나지 않는 당당함 등으로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런 자세가 부족했다. 소속팀에서는 기를 쓰고 수비에 가담하던 공격수들은 최전방에서 어슬렁거리기 일쑤였고 몇몇은 팀이 패한 뒤에도 안타까움보다는 동료들과 웃고 있는 모습들이 수차례 나왔다. 집중력 부족으로 기본적인 패스 실수를 남발하기도 했다. 이는 팬들에게 한 번 더 실망감을 주면서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대표팀의 안일한 경기 내용에 축구계 선배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지난 4월 여자 축구대표팀의 단장으로 평양에 갔던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한국이 북한과 혈전 끝에 1-1로 비기자 "여자 선수들의 투혼을 남자 선수들도 배웠으면 좋겠다"면서 대표팀을 향해 쓴 소리를 했다.

과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고정운 SPOTV 해설위원은 "한국 경기에서 선수들의 절실함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시즌이 이제 끝나고 라마단 기간인 카타르를 상대로 70분 이후 체력적인 면에서 뒤지는 것은 정신적으로 준비가 안 된 것"이라면서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치러봤던 기성용과 베테랑 이근호, 구자철 등도 동료들에게 정신적인 측면에서 분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장과 지원팀이 변해도 경기장 위에서 뛰는 선수들의 정신 자세에 변화가 없다면 어떤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선수들은 지금의 한국 축구의 위기가 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1986년 이후 처음으로 구경꾼으로 월드컵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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