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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슈틸리케 감독 경질… 새 사령탑엔 허정무·신태용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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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協 기술위, 해임 결정

한국 축구가 벼랑 끝에 몰리고 나서야 결국 칼을 뽑아들었다. 중국에 0-1로 무너진 ‘창사참사’에 이어 33년 만에 카타르에 패한 ‘도하참사’까지 이어지며 축구팬들의 비난이 쇄도하자 마침내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15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63) 감독과의 계약을 상호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는 형태지만 사실상 성적과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물은 경질이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에서의 성과와 유소년축구 저변확대, 지도자교육 등 분야에서 공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월드컵 예선에서 원하는 만큼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한 이 기술위원장도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장으로서 러시아월드컵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하며 저 역시 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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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통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산책을 하던 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질됐다.연합뉴스


이에 따라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를 지휘할 감독 선임은 조만간 소집될 차기 기술위원회의 몫으로 돌아갔다. 축구협회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술위원장을 선임해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8월31일)이 열리기 전까지 차기 감독을 뽑을 예정이다.

새로운 사령탑은 국내파 중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신태용(47)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등이 유력하다. 허 부총재는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낸 성과가 있다. 당시 정해성 현 대표팀 코치와 호흡을 맞췄고 기성용, 이청용 등 대표팀 핵심들과도 한솥밥을 먹었던 만큼 현 대표팀 체제의 대대적 개혁 없이 짧은 시간에 감독직에 안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태용 감독도 지난해 리우올림픽과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소방수로 투입됐던 만큼 단기간에 팀을 끌어올릴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정해성 현 수석코치 대행체제로 남은 최종예선을 치르는 방안도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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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새 사령탑이 남은 두 경기를 승리해 9회 연속 월드컵본선 진출을 이뤄낼 수 있느냐다. 일단 현 대표팀의 문제가 선수들의 기량보다는 불분명한 전술과 선수기용 등에 있었던 만큼 새 감독 선임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문제는 가라앉은 팀 분위기다. 부진한 경기가 이어지고 축구팬의 비판이 쇄도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대표팀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할 수 있는 지도자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허 부총재는 “한국 축구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대표팀 감독 제안이 온다면 주위 분들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감독직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위기 국면이기는 하지만 한국 축구의 저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신 전 감독은 “현 대표팀 상황은 제가 코치로 일하며 모셨던 분이 이끌어서 이를 평가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감독직 제안이 오면 당연히 고민하겠다”고 밝혀 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있음을 내비쳤다.

파주=서필웅 기자, 최형창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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