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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인터뷰S]① '역적' 이하늬, 연기에 대한 갈증과 목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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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화려한 미모만큼이나 수려한 말솜씨, 그리고 사람의 시선을 잡아채는 매력. 배우 이하늬(34)는 눈부셨다.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갈증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하늬는 지난 16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이하 ‘역적’)에서 녹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역적’은 허균의 소설 속 도인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하는 작품으로, 탄탄한 대본, 화려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하늬는 “30부작 ‘역적’을 끝냈다. 너무 큰 숙제를 마쳤다. ‘역적’을 했던 배우들도 그렇고 스태프들도 보고 싶다. 현장의 기운이 그리울 때가 있다. 아직까지는 여운이 남아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역적’은 내가 한 작품을 끝냈다는 만족감도 크다. 장녹수라는 캐릭터가 실존 인물이기도 하고 많은 선배들이 한 인물이다. ‘역적’의 장녹수는 재해석된 장녹수다. 그 매력에 빠져서 작품을 선택했고, 그 매력에 빠져서 수개월을 살았다. 후회 없이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런 것들을 자양분 삼아서 다음 작품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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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늬는 ‘역적’에서 예인 장녹수의 매력을 극대화 시켰다. 이하늬는 “역사 왜곡은 아니지만 재해석 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아주 흥미로운 관점부터 시작했다. 예인 장녹수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더 늦기 전에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역적’에서 이하늬는 승무. 장구춤, 소리 등을 직접 소화했다. 이하늬는 “승무신은 작가님이 믿고 맡겨주셨다. 어떤 것을 해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당시에 왕은 모든 좋은 문화를 접했을 거다. 심지어 연산은 직접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그런 남자에게 무용 하나로 어필해야 했다”며 “그래서 가장 정제되고 선의 미학이 드러날 수 있는 승무를 선택했다. 감독님도 공들여서 찍어주셨고 스태프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완벽한 한 장면을 위해 5~6시간을 찍었고, 화면을 봤을 때 모두가 공을 들인 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악을 전공한 이하늬는 때로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부담감을 느꼈고,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꼈다. 이하늬는 “‘역적’의 모두가 디테일에 목숨을 걸었다. 황석정 언니의 전공은 피리다. 그런데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비파를 하겠다고 했다. 촬영 몇 달 전부터 비파를 배웠다. 지금은 비파가 거의 없다. 석정 언니가 직접 중국에서 비파를 사왔다. 언니도 전공자라서 애착이 있었을 거고, 다들 디테일을 신경 썼다. 진정성을 갖고 하는 사람들 옆에서 제가 허투루 할 수 없었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조선시대, 관기에서 다시 왕의 여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장녹수. 이하늬는 장녹수에 대해 “상처 받은 영혼”, “문제적 여자”라고 표현했다. 이하늬는 김진만 PD와 함께 “운명을 거스르며 살아보겠다”며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 한 장녹수를 조선시대 여성 혁명가일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결국엔 죽음을 맞게 되는 장녹수의 삶이 그래서 더 먹먹하고 가슴아팠다고 했다.

이하늬는 ‘역적’이 끝날 때까지 매주 일요일 한 장소에서 모여 ‘대본 리딩’을 했다고 밝혔다. 이하늬는 촬영 스케줄이 촉박해지면 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김진만 PD는 배우와 스태프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만들었고, ‘역적’의 제작진과 출연진은 마지막까지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하늬는 이를 두고 “미친 성실함에 찬사를 보낸다”며 “‘역적’을 움직인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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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하늬에게 ‘역적’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연기라는게 어렵구나를 느꼈다. 진짜 두렵고 떨렸다. ‘역적’을 하면서 영화 촬영이 겹치기도 했다. 작품을 동시에 하다 보니 확장된 느낌이다. 탁월한 감독님들과 작업한게 큰 행운이었다. 제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건드려주셨다”며 “특히나 ‘역적’은 완전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깊이를 확장시켜줬다”고 고백했다.

이하늬는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배우로 산다는 건 쉽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내는 일은 너무나 매력적인 일이지만, 언제나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선택 받아야만 하기 때문. 이하늬는 뮤지컬, 가야금 공연 등 자신을 쏟아낼 다양한 통로를 통해 자신의 갈증을 풀고 있었다.

“연기는 능동적이지만 수동적이죠. 작품을 기다리는 상황에서는 쏟아낼 수 없으니까요. 그럴 때는 너무 답답하고 그랬어요. 저에겐 목마름이 있어요. 누군가는 저에게 왜 연기를 하냐면서 좋은데 시집가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데 되게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의 열정이나 목마름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감정을 토해내야 되는 사람이더라고요. 운 좋게 미스코리아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래서 제가 연기할 수 있는 폭이 좁은 부분도 있어요. 매일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가야금이나 공연을 통해 해소하는 부분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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