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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엑's 인터뷰①] 김지석 "'역적' 최고 수혜자, 30대에 인생캐 만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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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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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김지석은 연산군 그 자체였다. 폭정을 저지르는 희대의 폭군부터 홍길동(윤균상)과의 전투에서 패한 뒤 미쳐가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김지석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눈에 보게 한 작품이었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쏟은 노력이 짐작이 갔다.

데뷔 첫 악역에 도전해 연기 변신에 성공한 김지석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많은 분이 ‘김지석이 연산을 해?’라고 우려했던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어요. 연산을 연기한다기보다는 내 안에 연산을 욱여넣으려고 했죠.

역사적으로 알려진 연산군의 모습 외에 왜 그가 그렇게 됐는가에 중점을 뒀어요. 막연하게 상상도 해보고, 책도 보고 처용무도 배우고 장구도 배우고요. 그가 썼던 시들도 보고 풀이도 해보면서 그가 느꼈을 법한 것들을 따라가려고 했어요. 연산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원래 알고 있는 연산 외에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연산군은 조선 10대 왕이자 최악의 폭군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악설을 신봉한 희대의 살인마였지만 빼어난 시인이자 무희이기도 했다. 김지석은 폭군을 넘어 연산의 아픔과 슬픔까지 담아냈다. 기존의 연산과는 조금은 다른 연산을 만들 수 있었다.

“연산 역에 캐스팅됐을 때 완전 좋았어요. 30대 배우로서 언제 연산을 연기해보겠어요. 한편으로는 감독님이 왜 날 캐스팅한 걸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죠. ‘추노’에서 보고 절 찾았는데 군대에 있었고, ‘또 오해영’에서는 밝은 모습 속에서 웃고 있지 않은 듯한 모습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비틀고 싶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사실 제가 장점이 있어요. 조심스럽게 자랑해야 하는데...하하. ‘또 오해영’ 때 진상이가 정말 진상이거든요. 대본에는 방송에 나온 것보다 더 심하게 진상이었어요. 너무 밉지 않게 잘 풀었는데 능력이라고 해야 하나. (웃음) 제가 원래 많이 나빠도 덜 나빠 보이게 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시청자가 연산에 연민을 가진 것 아닌가 해요. 1회부터 왜 그가 광기어린 왕이 됐는지 감정을 가져갔고 덕분에 시청자도 자연스럽게 이입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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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이 흙수저 홍길동(윤균상)과 백성들에게 당하는 모습은 사이다를 선사했다. 반대로 연산의 입장에서는 하루아침에 권력이 무너졌다. 그는 광적인 성향과 공포가 합쳐지며 신경쇠약 증상을 보인 연산군을 잘 표현했다. 연산군이 두려움에 몸서리치며 미쳐갈수록 김지석의 연기력에도 물이 올랐다.

“지문이 정말 디테일해요. 예를 들면 ‘끙하면서 일어난다’라든가, 줄임표의 개수도 다르고 물음표나 느낌표의 개수나 세기도 달라요. 그런 것들이 연기할 때 맞아서 신기하더라고요.

힘든 부분도 많이 있었어요. 저와 닮았더라고요. 연산군이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해서 그렇게 된 거거든요. 연기하는 저도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 해요. 늘 목말라 있죠. 가수든 배우든 연예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그런 것 같아요. 집에 오고 바로 몇 시간 뒤에 촬영을 가야 하는데 공허하고 위로받고 싶더라고요. 혼술이 늘었어요." (웃음)

첫 악역인 연산군을 훌륭하게 소화한 김지석에게 ‘역적’은 또 하나의 남다른 작품이 됐다.

“작가님이 애정해준 덕분에 '역적'의 최고 수혜자라는 칭찬을 들은 것 같아요. 제작발표회 때 인생 드라마, 인생 캐릭터가 될 거라고 주제넘게 얘기했어요. 이제 와서 얘기한다면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한 선전포고였어요. (웃음) 그때 찍어놓은 분량이 두 신 정도밖에 없었는데 잘 해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죠. 나만 잘하면 되겠다 했는데 결과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인생 드라마가 됐고 30대 돼서 인생 캐릭터를 만났으니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제이스타즈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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