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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U-20 월드컵] '조끼' 입은 이승우-백승호의 환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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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26일 오후 8시 수원에서 잉글랜드와 조별예선 3차전

뉴스1

신태용호가 오는 26일 잉글랜드와의 조별예선 3차전을 치른다.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와 백승호를 아끼겠다는 뜻을 밝혔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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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신태용호가 조별예선 2경기 만에 2연승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16강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축구 팬들은 지긋지긋한 '경우의 수' 계산에서 해방됐다. 남녀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통틀어 한국 축구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손쉽게 16강에 오른 경우는 흔치 않았다.

덕분에 다가오는 26일 잉글랜드와의 A조 최종 3차전은 아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다. 1차전에서 기니를 3-0으로 꺾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제압한 한국은 잉글랜드전 결과에 상관없이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3차전은 A조 1위와 2위를 가리는 순위 결정전이다. 한국은 무승부 이상 이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

많은 이들이 1위로 진출했을 때와 2위로 나갔을 때의 장단점을 저울질하느라 바쁘다. 또 다른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는 셈인데, 사실 괜한 두통을 만드는 일이다.

잉글랜드에 패해 A조 2위가 되면 16강에서 C조 2위와 대결한다. C조는 잠비아, 포르투갈, 이란, 코스타리카가 한배를 타 있고 현재 순위는 잠비아 1위(2승), 이란 2위(1승1패), 포르투갈 3위(1무1패) 순이다. 하지만 최종 순위는 짐작키 어렵다. 포르투갈과 이란이 최종 3차전에서 맞대결하는데, 이때 포르투갈이 승리하면 둘의 순위가 바뀐다. 이 경기가 열리는 날짜는 27일. 한국의 최종전보다 하루 늦다. 요컨대 우리가 상대 2위를 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이 무승부나 승리한다면 1위가 되는데 이때는 C·D·E조 3위 중 한 팀과 16강에서 만난다. 이때 상대를 점치는 것은 더 어렵다. E조의 베트남이나 뉴질랜드가 파트너가 된다면 더 없이 좋겠으나 C조의 잠비아나 포르투갈이 3위로 올라올 수도 있고 E조의 이탈리아나 일본이 우리의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요컨대 어느 쪽이든 위험 부담이 있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 한국이 A조에 들어 있어 우리가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금은 운은 하늘에 맡기고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낫다.

신태용 감독은 일단 '로테이션'을 선언했다. 신 감독은 25일 오전 전주에서의 회복훈련에서 "이승우와 백승호는 잉글랜드전에 쉬게 할 생각"이라는 뜻을 전했다. 아르헨티나전을 마치고도 "생각보다 너무 힘든 경기를 했다. 따라서 잉글랜드전은 로테이션이 불가피하다. 범위는 좀 고민을 해보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확실한 것은 이 로테이션이 잉글랜드전을 버리는 경기로 간주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신 감독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는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모두가 '원팀'으로 뭉쳐 있다"면서 "모든 염원이 합쳐졌을 때 더 멀리 나갈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

따라서 잉글랜드전은 그 '원팀'으로서의 동력을 얻기 위해 좋은 경기가 되어야한다. 혹여나 결과가 무승부, 최악의 경우 패하는 일이 나온다손 치더라도 최소한 '내용'은 흡족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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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는 '원팀'을 지향한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조끼를 입고 환호하는 그림을 기대한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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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신태용호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것은 2연승이라는 결과도 결과지만 자신들의 축구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이 "어떻게든 수비로 버텨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도 언젠가는 세계 축구에서 아름답고 세련된 축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던 당당한 포부처럼 자신들만의 '돌려치기'로 기니를 꺾고 아르헨티나를 잡았다.

그런 내용이 잉글랜드전에서도 일관되게 나와야한다. 만약 그렇지 않을 시 '이승우나 백승호의 영향력이 큰 팀'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고 그러면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원팀'으로 남은 경기들을 치르는 것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지난 1, 2차전에서 골을 넣었을 때 조끼를 입고 필드 밖에서 몸을 풀고 있던 대기선수들도 함께 뒤엉켜 기쁨을 나눴다. 잉글랜드전에서는 다른 그림이 나와야한다. 이승우나 백승호가 조끼를 입은 채 다른 선수들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기대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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