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 지하에 무허가 술집 - 14~17세 소녀 7명 고용
알몸 접대 등 변태 영업… 2명은 밤엔 일, 낮엔 학교
15세 소녀 가장 - "조사 빨리 끝내주세요, 아르바이트 가야 해요"
전씨 등은 서울 중랑구 여관 건물 지하에 방 3개짜리 무허가 업소(넓이 132㎡)를 차려놓고 지난 6월부터 14~17세 청소년 7명에게 하루 6~7시간씩 손님들 앞에서 '변태 공연'을 하게 하고, 유사 성행위도 시켰다고 검찰은 말했다.
①10대 내세워 잇속 차린 상습범 포주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1997년부터 2005년까지 미성년자를 고용해 룸살롱을 운영한 혐의로 4차례 적발돼 실형을 산 적이 있다. 동업자 오모(33·구속 기소)씨 역시 2002년과 작년에 같은 혐의로 처벌받았고, 웨이터 김모(30·구속)씨 등 3명도 같은 전과가 있었다. 미성년자를 전문적으로 고용하는 포주들인 것이다.
이들이 계속 이런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약하게 처벌받았기 때문이다. 2010년에야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이 개정 되면서 미성년자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일을 직업적으로 하면 '7년 이상 징역형'(법정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전씨는 검찰에서 "성인은 일당을 조금만 늦게 줘도 다른 업소로 가는데 애들은 말을 잘 듣기 때문에 관리가 편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②반지하 방에서 합숙시켜
어린 '접대부'들의 생활은 비참했다고 검찰은 말했다. 친구 집에 살던 1명을 뺀 6명은 업소 근처 반지하방에서 합숙했다. 오후 8시 30분쯤 업소의 승합차가 숙소로 와서 이들을 싣고 갔다.
이들은 업소에서 사실상 '알몸'으로 일했다. 손님 방에 들어가면 1시간 30분간 각종 변태적 몸짓이 담긴 '공연'을 해야 했고, 그 대가로 업주 전씨가 손님에게 받은 15만원 가운데 5만원가량을 받았다. 많을 때는 하루 3차례 손님을 받아야 했다고 검찰은 말했다.
퇴근은 새벽 4시에야 할 수 있었다. 학교에 다니는 2명은 토막잠을 잔 뒤 교복을 갈아입고 등교했다고 한다. 숙소에선 풀다 만 학습지와 교과서도 여럿 발견됐다고 검찰은 말했다.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제발 저를 가두지 말아주세요. 조사 빨리 끝내고 다른 아르바이트 가야 해요"라고 애원하던 15세 A양의 말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할머니와 둘이 사는 A양은 집안의 가장이었다고 검사는 말했다. 7명 모두 결손가정에서 자랐고, 부모가 있어도 찾으러 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한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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