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피고인' 종영①]딸바보 애처가 지성, 이젠 맘편히 푹 쉬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POP=이소담 기자]고구마 사막을 건넌 끝에 사이다 오아시스를 만났다. ‘피고인’ 이야기다. 딸바보, 애처가 지성도 이제 편히 쉴 수 있게 됐다.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연출 조영광 정동윤)이 21일 1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잃어버린 4개월을 찾기 위해 벌이는 투쟁 그리고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극이 드디어 마무리 된 것.

지난 21일 방송된 ‘피고인’ 마지막회에서는 차선호의 이름으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차민호를 살인과 살인교사 혐의로 체포, 그의 정체를 밝혀내려는 박정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민호는 강준혁(오창석 분) 검사를 협박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려 했다. 허나 각성한 준혁은 자신을 풀어달라는 차민호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어 준혁은 박정우의 아내 윤지수(손여은 분) 살인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녹음 인형을 건넸다. 박정우는 3건의 살인 혐의와 2건의 살인교사 혐의로 차민호를 기소하고, 이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세 번째 피해자가 차선호이며, 체포된 인물은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차선호의 동생 차민호라고 발표했다.

나갈 궁리만 하던 차민호는 변호사의 조언에 미친 척을 하기로 결심했다. 정신감정을 통해 감형을 받고 시간이 지나면 형집행정지를 신청할 계획을 세운 것. 차민호는 일부러 ‘미친 차선호’ 행세를 하며 기자들 앞에서 연기를 했다. 이어 재판이 시작되자 차민호 변호인 측은 정신감정 결과를 제출했고, 차민호는 법정에서도 정신병자 행세를 했다.

증인으로 나선 강준혁은 윤지수 살인사건 진범으로 차민호를 지목하며 녹음파일을 함께 공개했다. 차민호의 오른팔 노릇을 했던 김석(오승훈 분)도 윤지수 살인사건 진범으로 차민호를 지목했다. 자신이 윤지수를 붙잡은 상태에서 차민호가 윤지수를 칼로 두 차례 찔렀다고 증언한 것.

이에 박정우는 마지막 증인으로 나연희를 내세웠다. “차민호를 사랑했다”는 연희는 “처음부터 불쌍한 사람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면서 변해갔다. 내가 차선호와 결혼한 순간부터 다른 사람이 됐다. 그래서 차선호인 척 다가오는 차민호를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연희는 9개월 만에 사실을 밝힌 이유는 아들 은수 때문이라며 “제 아이의 아버지는 여기 있는 차민호다”고 고백했다. “당신은 은수에게 좋은 아버지에요. 은수에게 말해줄게요. 아버지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라고 말하는 나연희를 보며 차민호는 눈물을 쏟았다.

박정우는 피고인 차민호에게 살인, 살인교사 및 살인교사 미수 혐의로 사형을 구형했다. 사형수로 수감된 차민호는 교도소 안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차민호는 호기롭게 “내 방으로 안내 해주시죠”라고 말했지만 결국 징벌방에 갇혔고, 그 곳에서 죽은 아버지의 망령에 시달렸다. 그렇게 미친 척 하며 정신병자로 위장해 법망을 빠져나가려 했던 차민호는 진짜 정신병자가 돼 갔다.

그런 차민호를 찾아간 박정우는 “내가 말했지. 넌 결코 차선호가 될 수 없다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민호는 “그런 넌 어때? 나 때문에 아내가 죽었어”라고 도발했다. 이에 박정우는 다신 아들 은수를 볼 수 없을 거라며 평생 감옥에서 살라며 돌아섰다. 차민호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오열했다.

헤럴드경제

박정우는 마지막에야 딸 하윤과 함께 아내 지수의 납골당을 찾을 수 있었다. 하윤은 눈물 흘리며 엄마에게 자장가를 불러줬고, 박정우 또한 아내가 편히 쉬길 바라며 자장가를 따라 불렀다. 가족들은 지수를 기억하며 나무를 심었다. 박정우는 돈과 권력을 두려워 않는 예전의 정의로운 검사로 돌아갔다. 그렇게 ‘피고인’은 막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말, 첫 대본리딩을 시작으로 ‘피고인’ 박정우에게 200% 몰입하기 시작한 지성은 3개월여의 긴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박정우가 아닌 배우 지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동안 지성은 ‘피고인’에서 아내와 딸 살인 혐의로 사형수가 된 박정우로 분해 미친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그만큼 고충도 뒤따랐다. 실제 딸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지성은 ‘피고인’ 캐스팅과 함께 작품에 몰입할수록, 고통에 시달렸다. 첫 방송을 앞두고 사형수로 수감된 박정우의 분량을 촬영 중이었던 지성은 인터뷰 내내 멍한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정우가 돼 갈수록, 딸바보 아빠이자 애처가인 지성의 얼굴에선 표정이 사라졌다.

대신 그 모든 힘들었던 상황을 시청률로 보상 받은 지성이다. 마지막엔 극 중 딸인 하윤과 함께 웃으며 일상으로 돌아간 박정우. 길고 긴 여정 끝에 안방극장에 제대로 된 권선징악 사이다를 안긴 ‘피고인’이 유종의 미를 거뒀으니 지성도 이젠 일상으로 돌아가 푹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젠 실제 딸 육아에 전념하며 ‘피고인’ 후속으로 방송될 아내 이보영 주연의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의 열혈 시청자로 돌아가길 말이다. 정말 고생 많았다. 박정우 그리고 지성.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