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7 (금)

[팝인터뷰①]김찬호, 더 늦기 전에 알아둬야 할 배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POP=김은정 기자] 원거리에 있어도 눈에 확 들어오는 외모, 어릴 적 꿈은 축구선수에 만능 운동꾼, 무대 위에서는 캐릭터 변신을 시도하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 김찬호. 그에 대해 몇 가지만 나열해봐도 그려지는 이미지는 도도하고 빈틈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김찬호에게는 반전이 있다. 인형 뽑기를 좋아하고, 팬들과 서슴없이 SNS를 통해 소통하는 무한 긍정의 아이콘이다. 언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를 매력과 연기력을 지닌 김찬호에 대해 더 늦기 전에 알아둬야 한다.

김찬호를 만난 것은 지난 14일 화이트데이, 그가 출연하고 있는 연극 ‘베헤모스’의 공연장 충무아트센터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 김찬호는 여유롭게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자리에 앉았다.

연극 ‘베헤모스’는 재벌가 아들 태석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이를 덮으려는 이변과 파헤치려는 오검의 생생한 파워게임을 그린 작품으로, 오검(오진욱 검사) 역 정원조·김도현, 이변(이현수 변호사) 역 최대훈·김찬호, 태석 역 문성일·이창엽, 창훈 역 및 멀티 권동호, 민아 역 및 멀티 김히어라가 출연 중이다. 김찬호는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이변을 맡았다. 그가 보는 이변은 어떤 캐릭터이며 어떻게 그리려고 했을까.

“이변이 겉으로 보이기에는 태생부터 괴물인 것처럼 비춰진다. 그래서 처음 대본을 받고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까’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요트를 좋아하고,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어렸을 적 트라우마가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런 힘든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해진 것 같았다. 분명 검사도 될 수 있었고, 정상적인 변호사도 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하면 사람까지 죽이기도 하는 악랄한 변호사가 된 이유는 오직 돈을 위해서다. 내가 그리는 이변은 소시오패스 경향이 있다. 겉으로는 젠틀한데, 감정이 드러나는 부분에서는 사악한 부분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설정했다. 공연을 하면 할수록 그런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베헤모스’는 KBS 2TV에서 방송된 스페셜 드라마 ‘괴물’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영상을 통해 전달되던 부분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극대화 된 부분도 있고, 변화된 부분도 있다. 원작이 있었기 때문에 더 신경 쓰였던 부분이 궁금했다.

“대본을 받고 사투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과거 부산에서 뮤지컬 ‘친구’에 준석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 당시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사투리를 토박이 친구에게 배워서 무대에 올랐다. 그래서 사투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에 나왔던 사투리는 건달 같고 양아치틱한 음지 사투리였다. ‘베헤모스’ 이변이 쓰는 말투가 아니었고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표준어를 쓰는 방향으로 바꿨다. 사투리로 미리 외워둔 것이 있어서 연습 중간에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오더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유레카처럼 떠오른 것이 ’원래 태생을 지방 사람으로, 서울에 올라와서 촌놈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고, 유학파 같은 인텔리함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으로 설정하자는 것이다. 지방 사람은 표준어 쓰더라도 가끔 사투리 튀어나오지 않느냐.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뼈대를 세웠다. 기본적으로는 표준어 쓰고, 감정적인 부분일 때 사투리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드라마 원작의 이변(강성민 분)은 표준어만 구사한다. 김찬호와 더블 캐스팅된 최대훈은 사투리를 베이스로 완전히 다른 매력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김찬호는 딱 떨어지는 슈트와 안경 등을 이용한 외적 요소와 더불어 표준어와 사투리를 섞어 구사하며 이변을 한층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었다. 그가 관객들에게 ‘이것만은 놓치지 말아 달라’고 말하고 싶은 포인트도 그 부분이다.

“극 초반에 친구와 전화하면서 부탁할 때,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쓴다. 그리고 법의관 앞에서 상황을 무마하려고 사투리를 구사한다. 마지막에 태석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를 물어보다가 나를 같잖게 생각하면서 말하는 것 듣고 ‘세상사 대부분은 돈 때문이다. 내가 고작 이런 일 하고 있지 않느냐’ 라고 사투리로 뱉는다. 캐릭터가 악인(惡人)이어도 관객에게 납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세심한 부분에서 '이변이 지금처럼 될 수밖에 없었구나'라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했고 더불어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려고 했다.“

헤럴드경제

‘베헤모스’가 펼쳐지고 있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에는 숨을 곳이 없다. 일반 극장과는 구조가 다르게 원형이기도 하지만, 연출의 의도에 따라 한 무대에 모든 공간이 존재한다. 결국 배우가 무대에 있는 오랜시간 동안, 관객들을 시선을 계속해서 받아내야 한다.

“무대에서 어느 곳으로 얼굴을 돌려도 관객의 시선이 보인다. 더 노출되어 있다는 부분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연기하는데 있어서는 계속 캐릭터로 무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장점이 되는 부분도 있다. 조금 단점이 되는 부분은 동시 다발적으로 연기를 하면 시선이 분산되는 점이다. 물론 조명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을 부각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관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배우가 주된 상황을 표현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팝인터뷰①]김찬호, 더 늦기 전에 알아둬야 할 배우

[팝인터뷰②]김찬호 "'베헤모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보시길"

[팝인터뷰③]김찬호, 아내 박혜나와 알콩달콩 행복한 부부♥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