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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동료들의 중국행 감쌌던 기성용, 그의 결단이 더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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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최근 중국 슈퍼리그 진출설에 휩싸였던 기성용(27·스완지시티)이 유럽 잔류를 결정했다. 최근 중국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 축구계에 큰 울림이 될 수 있는 결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한 사실만으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던 동료들을 감싸왔기 때문이다. 또한 이제는 자신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결정이라 그의 결단이 더욱 빛난다.

◇중국행 동료들을 감쌌던 기성용
기성용은 지난 10월 열린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직후 선수단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섰다. 당시 경기는 졸전 끝에 완패를 당했기 때문에 주장인 기성용의 얼굴도 어두웠다. 그는 부진의 원인과 남은 경기에 대한 의지를 차분하게 설명한 뒤 취재진에게 한가지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시 대표팀은 이른바 ‘중국화 논란’에 휩싸였다. 앞선 최종예선에서 수비 불안이 지속되자 ‘슈틸리케호’의 수비라인을 구성하는 선수들의 연이은 중국 슈퍼리그 진출이 도마에 올랐다. 중국 슈퍼리그는 최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을 영입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리그 수준은 아직까지 아시아 최고 레벨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로 인해 대표팀 자원들의 중국 진출은 한국 축구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기성용은 최종예선들어 매 경기마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동료들이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는 “중국화 보도에 대해 동료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다. 대표 선수로서 합리적인 비판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동료들의 중국 진출이 비난거리가 될 수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전했다.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은 금전적인 부분이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역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중국행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기성용의 결단은 더 주목을 받을만하다.

◇우즈벡전 투혼과 한국 축구의 대한 책임감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기성용의 중국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이유는 그를 둘러싼 상황이 이적의 적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스완지시티와의 계약기간이 1년 6개월 남아 올 겨울 이적이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게다가 스완지시티가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추락해 일찌감치 강등권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적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구체적으로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허베이가 기성용 영입에 적극 나섰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하지만 기성용은 자신이 한국 축구의 상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기성용의 부친인 기영옥 광주FC 단장은 “성용이는 국가대표팀 주장이라는 역할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을 안고 있다. 또한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다. 거취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2014년 10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주장 완장을 찼다. 주장으로서 2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나보다 팀과 한국 축구를 먼저 생각하는 선수가 됐다. 대표팀 주장으로서의 한국 축구를 생각하는 기성용의 마음가짐은 지난달 15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그는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발가락 부상이 확인됐지만 우즈벡전이 러시아행에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단두대 매치라는 중요성으로 인해 출전을 강행했다. 그는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는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몸을 추스렸지만 우즈벡전에서는 진통제를 맞고 그라운드에 출격해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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