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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중국행 거절' 박지성-기성용, 대한민국 캡틴의 기준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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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기성용과 박지성, 둘은 중국에서의 거액 러브콜을 뿌리치며 ‘축구대표팀 주장’으로서의 명예를 선택했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기성용이 중국 프로축구 거액의 스카우트 제안을 뿌리치고 유럽에서 계속 도전하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 중국에서 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기성용 측은 9일 “기성용이 중국에 가지 않기로 했다”며 “거액의 러브콜이 있었으나 올 겨울엔 가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의 부친 기영옥 광주FC 단장은 “현직 국가대표팀 주장이 중국으로 가서 선수 생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기성용을 원한 중국 구단은 산둥 루넝과 허베이 화샤, 상하이 상강 등 3팀으로 모두 유럽 빅리그 출신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곳이다. 상하이 상강의 경우엔 200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성용은 고민 끝에 중국행을 거절했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대한민국 캡틴’으로서의 책임감이다.

기성용의 결정을 보면서 생각나는 선수가 하나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주장을 맡는 등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7년간 뛰며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박지성이다. 박지성이 한창 선수 생활을 하던 2010년 전후엔 중국의 광저우 헝다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아시아의 슈퍼클럽으로 발돋움할 때였는데 광저우 헝다가 아시아쿼터로 노린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었다. 이장수 당시 광저우 헝다 감독은 “구단주가 ‘박지성을 얼마에 데려올 수 있겠느냐’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했다. 박지성도 자서전을 통해 중국이나 중동 클럽이 “원하는 대로 주겠다”며 달콤한 제안을 한 적이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답변은 항상 “아니오”였다. 박지성은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결국 퀸스파크 레인저스(잉글랜드)를 거쳐 PSV(네덜란드)에서 현역 은퇴했다. 박지성은 ‘돈보다 더 큰 것을 놓치지 않고 싶었다’고 했다.

박지성과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선수들이다. 박지성은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명문 맨유에서 우승컵을 숱하게 들어올렸고,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다. ‘돈이면 뭐든지 OK’가 되는 시대에 둘은 돈보다 한국 축구와 대표팀 주장으로서의 명예를 먼저 떠올렸다. ‘캡틴의 자격’을 확실히 세운 것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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