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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A-POINT] 또 자국 출신 택한 잉글랜드, 역사는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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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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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잉글랜드의 새 사령탑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임시 감독이 선임됐다. 또 다시 자국 출신을 고집한 잉글랜드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3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사우스게이트의 정식 감독 부임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년으로 유로 2020년까지 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는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임시적으로 잉글랜드를 이끌었던 사우스게이트가 삼사자군단의 수장을 맡았다. 사우스게이트는 이미 지난 21일 세인트 조지 파크에서 FA의 수뇌부와 감독직 면접을 가졌고,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사실상 단독 후보였던 사우스게이트의 부임을 일주일 전부터 예견했다.

사우스게이트가 잉글랜드의 사령탑에 오르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2013년부터 약 3년간 잉글랜드 U-21팀을 이끌었고, FA와 깊은 관계를 유지했다. 성적도 좋았다. U-21팀을 이끌며 33경기에서 27승 3무 3패를 기록했고, 승률은 무려 81.8%나 됐다. 2015 유로피언 U-21 챔피언십에선 잉글랜드를 준우승에 올려놓았다.

사우스게이트는 자신에게 주어진 뜻밖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며 갑작스럽게 물러났고, 공석이 된 잉글랜드의 사령탑을 사우스게이트가 임시적으로 맡게 됐다. 그는 자신이 담당한 4경기에서 2승 2무를 기록했고, A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또 자국 출신을 택한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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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우스게이트의 선임 배경에 '자국 출신'이라는 핸디캡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FA는 전통적으로 잉글랜드 출신 감독을 선호했고, 사우스게이트의 선임 이유도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외국인 감독은 단 두 명뿐이었다. 스벤-예란 에릭손(스웨덴, 2001-06)과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2007-12)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잉글랜드 특유의 보수성에 숱한 부침을 겪었고, 만족할만한 성적에도 실패하며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FA는 다시 자국 출신 감독만을 고집했다. 이번 유로 2016이 끝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르센 벵거, 필리페 스콜라리, 거스 히딩크 등 외국인 지도자들도 차기 사령탑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FA의 선택은 앨러다이스였다. 벵거 감독은 "잉글랜드의 감독은 잉글랜드 사람이 해야 한다"며 애초에 선을 긋기도 했다.

사우스게이트 입장에선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현재 진행 중인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성공적으로 마침은 물론이고, 본선에서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 잉글랜드 출신 감독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있다. 또 다시 자국출신을 택한 FA도 사우스게이트의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기도 하다.

# 사우스게이트의 당면과제는 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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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부임한 사우스게이트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음주파문으로 뒤숭숭해진 팀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는지가 그의 첫 과제로 떠올랐다.

문제는 주장인 웨인 루니에서 시작됐다. 루니는 지난달 11일 스코틀랜드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F조 4차전 경기가 끝난 후, 대표팀 숙소가 있는 허트포드셔호텔에서 열린 웨딩 파티에 참가했다. 당시 루니는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만취를 했고, 그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진이 영국 '더 선'에 의해 공개됐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더 선'은 이어진 보도에서 "스페인과의 친선경기가 치러지기 이틀 전인, 일요일 오전 4시 30분까지 10명의 잉글랜드 선수들이 나이트클럽에서 유흥을 즐겼다"고 폭로했다. 연이은 음주파문에 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비판은 거셌고, 선수단 전체에 대한 불신도 자리 잡았다.

다음 A매치까지 3개월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흐트러진 분위기를 바로 잡는 것과 돌아선 팬심을 돌리는 것이 사우스게이트의 첫 과제임은 분명하다. 특히 문제의 불씨가 된 주장 루니에 대한 재신임, 문제가 된 선수들의 선발 등에서 논란이 발생할 게 불 보듯 뻔 한 상황이다.

'독이든 성배'라고도 불리는 잉글랜드의 감독직에 오른 사우스게이트. 그가 여러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또 자신의 부임 기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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