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사진제공=이스트소프트 |
이스트소프트가 보안SW(소프트웨어) 사업 분사를 끝으로, 재도약을 위한 조직 개편을 끝냈다. 게임, 포털 등 주요 사업을 모두 분사시키고 본사에는 미래사업개발실과 경영지원 인력만 남겼다. 알파벳을 지주회사로 둔 현재 구글 체계와 비슷한 형태다. 1년여 사이 급변한 이스트소프트 상황에 시장에는 불안과 기대감이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21일 대대적 조직개편을 두고 “해야만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보안SW에서 게임, 포털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회사 정체성은 흐릿해졌다. 연계성이 약한 사업들을 묶어서 중장기 경영 전략을 짜기는 힘들었다는 설명이다.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에 대표직을 맡은 정상원 대표의 선택은 전문화와 이를 위한 사업 분사다. 수익을 낼 사업을 찾고 전체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100억원 투자를 받으면서도 이런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투자자도 ‘우리가 어느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죠. 현재 구조상 불분명해 보이니까요."
회사를 키우기 위한 활발한 투자 활동을 위해서도 분사가 필수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데도 불가피했다는 것. 정 대표는 “(M&A 추진)그런 활동이 전제되지 않으면 분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줌인터넷, 이스트게임즈 그리고 내년 1월 문을 여는 이스트시큐리티로 단위사업은 이제 모두 쪼개졌다. 이스트소프트 본사는 인공지능(AI) 관련 연구개발(R&D)을 이끌 개발자 15명으로 만든 미래사업개발실을 중심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모든 사업에 도움되는 딥러닝 기술을 중앙에서 개발해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안SW 관련 기업 인수 추진 관련 그는 “구체성은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통합보안 회사로 이스트시큐리티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방향으로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보안SW사업은 흔히 말하는 백신, 엔드포인트 보안이 중심이었고 네트워크 보안이 부족했습니다. 외부에서 끌어와서 통합 보안으로 거듭나기 위해 포함시켜야 할 부분이죠.”
‘알약’으로 유명한 보안SW 사업을 딥러닝을 활용해 지능형 통합보안 사업으로 키워나겠다는 포부다. 이번 이스트시큐리티 설립과 함께 정 대표는 ‘6년 안에 연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스트시큐리티를 키우기 위해 올해 인력도 대폭 늘렸다. 개발 인력만 기존 1.5배 이상 충원했다. 30명 가까운 충원으로 현재 100명이 넘고, 연말까지 10여 명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정 대표는 “올해는 손익 측면에서 성장이 주춤하더라도 유지보수하면서 새 판을 짜는데 집중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딥러닝 기반 기술 제품을 처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az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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