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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프로야구> '우승 주장' 김재호 "종욱이형, 시헌이형 있을 때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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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홈팬들 생각해 과한 세리머니 자제하자고 약속"

연합뉴스

우승 트로피 든 두산 주장 김재호
(창원=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두산 베어스 주장 김재호가 2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1로 승리해 우승을 확정한 뒤 김태형 감독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2016.11.2 choi21@yna.co.kr



(창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에 젖었던 두산 베어스 주장 김재호(31)가 '적'으로 뛴 선배 이종욱(36)과 손시헌(36·NC 다이노스)을 떠올리며 숙연해졌다.

"마냥 기쁘다가도 두 형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라고 운을 뗀 김재호는 "형들하고 함께 뛸 때 우승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두산은 2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방문경기에서 NC 다이노스를 8-1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주장의 무거운 책임감 속에 일 년을 보낸 김재호는 "힘든 순간도 많았는데 오늘 모두 보상받았다. 정말 기쁘다"고 했다.

그러나 가슴 한쪽에는 미안함이 자리한다.

김재호는 NC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가 한창일 때 이종욱과 손시헌에게 "형, 꼭 이기고 올라오세요. 한국시리즈에서 붙어봅시다"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2013년까지 두산에서 뛰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2014년 NC로 이적했다.

김재호는 이종욱과 2008년과 2013년, 손시헌과는 2013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두산은 2008년 SK 와이번스에, 2013년 삼성 라이온즈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김재호는 2015년과 올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2014년 팀을 떠난 이종욱과 손시헌은 아직 우승 반지를 손에 넣지 못했다.

김재호는 "정말 열심히 하는 형들인데 우승과 인연이 없다"며 "형들의 심정이 어떨지 잘 알아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주장 김재호가 동료들에게 "세리머니를 자제하자"고 조언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김재호는 "9회초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여기가 상대 홈 마산이다. 홈 팬들과 상대 선수들을 생각해서 과한 세리머니는 하지 말자"고 제안했고, 선수들도 이를 따랐다.

김재호와 두산 선수들은 승리를 바라보며 치열하게 싸웠다. 하지만 경기 뒤 '한국시리즈 파트너' NC 선수들의 마음도 헤아렸다.

승자 두산은 품격 있게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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