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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민지의 MSG] '웰메이드' KBS 드라마스페셜, 이쯤 되면 매주 고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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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KBS 드라마 스페셜 '빨간 선생님' 포스터. 드라마 스페셜은 올해 모두 10편이 방송된다.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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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KBS 드라마스페셜, 수신료의 가치 증명하는 콘텐츠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KBS의 자랑'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25일부터 새 시즌을 시작한 2016 KBS 드라마 스페셜이 시작부터 재미와 작품성을 동시에 잡으며 호평을 받고 있다. 방송을 앞두고 KBS 드라마국이 보였던 자부심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25일 오후 방송된 '2016 KBS 드라마 스페셜-빨간 선생님'(극본 권혜지, 연출 유종선, 이하 '빨간 선생님')은 1980년대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야한 금서를 둘러싼 성장기를 그렸다. 간단한 줄거리와 극 초반만 보면 얼핏 유쾌하게 보이는 이 드라마는 예상보다 더 뛰어난 수작(秀作)이다. 금서를 지정해 자유를 억압하는 시대, 아버지의 신분을 이유로 사상을 의심받는 학생, 책을 썼다는 이유로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생업을 잃는 무자비함 등 극에 녹아들어 간 이야기는 당시의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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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로 평가받고 있는 '빨간 선생님'. 이 작품은 1980년대 시대상을 잘 녹여냈다. /'2016 KBS 드라마 스페셜-빨간 선생님'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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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선생님'은 약 76분의 러닝 타임 동안 캐릭터 사건 배경 등 여러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얽히고설키게 해 군더더기 없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그 안에서 학생과 선생님의 성장, 시대의 아픔까지 표현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은 재미에 의미를 더한,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 작품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 작품은 인재들의 발견과 재발견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극본 공모에 당선된 권혜지 작가는 '빨간 선생님'으로 탄탄한 필력을 증명했고, 이동휘와 정소민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소화해 풍부한 연기력을 뽐냈다. 유종선 PD는 때론 유쾌하고 때론 진지한 극의 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출을 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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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효 KBS 드라마 센터장. 그는 2016 KBS 드라마 스페셜의 작품성을 자신했다.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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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선생님'은 KBS 드라마 스페셜이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해냈다. 흥행에 구애받지 않는 신선한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작품 제작, 새로운 인재 발굴과 기존 인재 재발견,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고퀄리티 드라마' 등은 KBS 드라마 스페셜이라 가능했다는 평이다. 이러한 장점들은 '웰메이드 드라마 제작'이라는 결과로 귀결된다. 앞으로 방송될 드라마들 역시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추구할 것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쯤 되면 올해 단막극 10편만 제작되는 게 아쉬울 정도다.

사실 어떤 방송사에서든 단막극은 그리 환영받는 형태의 콘텐츠가 아니다. 사업성과 수익성이 떨어지기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 않다. 실제로 KBS 드라마 스페셜 역시 한동안 방송이 중단됐다. 하지만 신선한 대본과 탄탄한 구성으로 잘 어우러진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니즈가 있었고, 이들의 요청에 KBS 역시 드라마 스페셜을 지난 2010년 간헐적으로 부활시켰다. 확실히 단막극을 소비하는 마니아들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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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선생님' 출연진과 유종선 PD(가운데). 이들은 작품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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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을 매주 편성으로 부활시키면 어떨까. KBS는 시청자들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만큼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해줄 의무가 있다. 또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매주 좋은 드라마를 볼 수 있어서 좋고, 만드는 스태프들 스스로도 높은 만족감을 느끼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닌가.

드라마에도 여러 성격이 있다. 재미를 앞세워 흥행을 추구하는 작품이 있다면 뛰어난 완성도를 1순위로 하는 드라마 역시 존재하는 법이다. KBS 드라마 스페셜은 확실히 후자다. 브라운관에서 이런 '자랑할 만한' 드라마를 많이 또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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