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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누들누드 작가 딸, 그림 솜씨도 父傳女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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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8번째 그림 전시회 "또래보다 시각적 사고 월등"

"이제 서울에서 못 살아요. 차분한 여수 바다의 매력에 푹 빠졌거든요."

1995년 성을 소재로 한 만화 '누들누드'로 혜성처럼 등장한 양영순(41) 작가는 2008년 4월부터 전남 여수에 머물고 있다. 여수는 그의 고향. 부모님과 부인 신동현(40·일러스트레이터)씨, 외동딸 휘모(8)양과 함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덕충동 주택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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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누드’로 유명한 만화작가 양영순씨와 딸 휘모. 양영순씨 가족은 4년 전 전남 여수에 정착했다. /조홍복 기자


그는 "원래 화장터처럼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한다. 번민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여수가 고향인 허영만 화백이 '여수 잘 지키고 있어라'고 격려해줬는데, 바다를 보며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면 서울 강남까지 2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양 작가에게 "총각 시절엔 성적 판타지가 풍부하더니, 결혼해서 애 낳고 나더니 창의력이 빈곤해진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자 "아르바이트로 접근해 그린 게 누들누드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에 성적 코드가 필요하다면 쓰겠지만, 지금은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싶을 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양 작가의 아버지는 서울에서 20년간 국숫집을 운영했다. 그 가게를 처분하고 가족이 모두 여수로 귀향했다. 만화 제목 '누들(noodle·국수)누드'에서 누들은 아버지 국숫집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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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모의 작품.


여수에 정착하고 1년 뒤 중앙동 중심가에 작업실(148㎡)을 차렸다. 그 2층 작업실에서 부인과 딸 휘모가 작품활동을 한다. 양 작가는 집에서만 그림을 그린다. 휘모는 한 학년 정원이 8명인 여수 만성리 북초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말하면서도 연방 그림을 그리던 휘모는 "집에서 학교 가는 길에 바다가 보이고, 학교에서도 바다를 만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휘모는 이미 '꼬마 작가'로 유명하다. 올해 3월 이미 일곱 번째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작업실 내부에는 휘모의 작품과 그림일기, 수집한 캐릭터 상품이 가득하다.

휘모는 18개월 때 그림에 소질을 보였다고 한다. 양 작가는 "또래 다른 아이보다 시각적 사고를 타고났다"고 했다.

"18개월 때 색연필을 손에 쥐여줬더니 알아서 사람 얼굴을 그리더라고요. 그렸다 하면 3시간이에요. 하루에 스케치북 한 권을 사용했습니다."

휘모는 19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서울 가회갤러리카페에서 여덟 번째 그림 전시회를 연다. 세 살 때부터 지금까지 그린 그림 80여점을 망라해 전시한다. 그림은 휘모가 전적으로 창작했다. 양 작가는 "학원과 유치원을 보내지 않고 그 비용으로 좋아하는 그림 전시회를 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은 '재미'가 있으면 창의력이 쑥쑥 자란다"고 말했다.


[여수=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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