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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기드라마 연장 논란, 기대와 우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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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인기 드라마의 연장을 둘러싸고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드라마의 인기를 좀더 붙들고 싶은 방송사의 입장과 작품성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지 않을까 연장을 반대하는 시청자의 입장이 맞선다. 배우, 제작진이 연장을 바라보는 속내도 각기 다르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최근 2회 연장, 기존 16부작에서 18부작으로 방송이 확정됐다. '또 오해영'은 현실적인 대사와 캐릭터, 감각적인 연출이 빛을 발하며 높은 화제성 속에 매회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드라마다.

'또 오해영' 측은 "편집될 수밖에 없었던 대본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들을 기존 속도감과 극의 흐름에 맞게 더하는 형식으로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연장 입장을 밝혔다.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 역시 2회 연장을 확정, 18회로 종영한다. '딴따라' 측은 "최근 완전체를 이룬 딴따라밴드의 이야기가 본격 전개됨에 따라 이들의 밝고 희망적인 성장스토리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많아졌다"고 연장 이유를 밝혔다.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연장을 논의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주연배우 박신양 측이 영화 촬영 스케줄을 이유로 연장 거부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 제작진은 애초 4회 연장에서 1회 연장으로 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박신양을 설득했지만 끝내 연장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들호' 제작진은 후속작의 영광을 좀더 이어가고 싶은 바람과 함께 후속작 여주인공 문제로 인해 연장을 통한 시간 벌기가 요원했다. '조들호' 후속으로 4부작 단막극 '백희가 돌아왔다'가 방송되고 이후 장혁·박소담의 '뷰티플 마인드'를 내보낼 예정이었으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박소담이 사전제작 드라마인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의 제작사와 겹치기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상황이었으나 연장이 무산되면서 결국 예정된 20회를 끝으로 오는 31일 종영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잘되는 드라마를 연장하는 것이 여러 모로 이득이다. 인기 드라마일수록 광고 수익이 잘 붙고, 후속작을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연장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은 이야기를 보고 싶어하는 드라마 팬들의 요청도 있다.

그렇다고 시청자들이 인기 드라마를 더 보는 것을 무조건 반기지 않는다. 단지 인기에 편승한 연장 결정을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기존 유지해온 작품의 속도감과 완성도에 연장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시청자를 비롯해 일부 배우, 제작진도 '연장 불가'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상업적 이득보다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시청자의 박수 속에 퇴장하는 것이 다음 작품을 위해 더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무리한 연장으로 파생되는 위험요인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드라마 연장은 배우 스케줄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조들호' 박신양의 사례처럼 주연 배우가 예정된 스케줄을 조정하기 어려울 때 연장은 힘들어진다.

연장을 위해 불필요하게 삽입된 장면이나 개연성 없는 전개로 명작으로 남을 뻔한 드라마가 졸작이 되어버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만큼 연장 논의는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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