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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中 시진핑·리커창, 경제정책 주도권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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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AP=연합뉴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경제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명보(明報)는 최근 익명의 '권위 있는 인사'가 매체에 경제 정책을 언급한 뒤 중국 지도부의 집단 거주지 중난하이(中南海)의 난위안(南院·당 중앙위원회)과 베이위안(北院·국무원) 간 이견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시 주석과 리 총리가 경제 추세 판단을 놓고 상당한 이견을 보이는게 확실하다고 19일 보도했다.

익명의 '권위 있는 인사'는 지난 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의 인터뷰에서 "통화 완화 같은 경제부양책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정부 관리들에게 경제 구조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리 총리가 관장하는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권위있는 인사'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며, 시 주석이 이를 승인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명보는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작년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부동산시장 관련 경제 정책에서 이견이 많았다며 시 주석이 이번에 '권위 있는 인사'의 입을 빌어 경제 추이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작년 7월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 때 한달 전 중국 증시에서 발생한 투기적 매도세에 대응한 당국의 강력한 개입을 의미하는 '폭력적 시장 구제'가 자신의 의견이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대규모 시장 개입이 리 총리의 주장인지, 중앙재경영도소조 조장인 시 주석의 주장인지를 두고 시장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명보는 시 주석과 리 총리가 경제 정책 외에 거시적 경제 상황 판단에서도 심각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권위 있는 인사'가 중국의 장기 경제 추세를 L자형이라고 말한 것이 경제 회복을 자신하는 리 총리와 국무원의 브레인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신문은 정부에 리 총리의 경제 추이 판단을 지지하는 관리들이 많지만, 시 주석은 최근 몇년 간 국무원이 시도한 경제 진흥 방법과 효과 모두에 불만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인사 배치 때 7명의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5명으로 바뀔 수 있다거나 상무위원회가 없어질 수 있다는 관측 등도 고위층 간 이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신문이 전했다.

앞서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중국 국무원이 운영하는 중국정부망(中國政部網)이 지난 16일 중국의 현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의 기사 3건을 잇따라 내보낸 것을 두고 인민일보에 실린 '권위있는 인사'의 인터뷰 기사에 대한 반박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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