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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동양인 역할 백인들이 독차지"…'화이트워싱' 반대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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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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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시아계 미국인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듯한 할리우드 영화에 우리는 지쳤다. 우리는 더 이상 '화이트워싱' 영화를 보지 않을 것이다"

'화이트워시드아웃'(WhitewashedOUT)이라는 해시테크가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화이트워싱'(Whitewashing)이란 백인 배우가 동양인인 것처럼 연기하거나 동양인 역할을 백인으로 바꾸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최근 할리우드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말이다.

3일(현지시간) CNN 머니 보도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이런 '화이트워싱'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화이트워싱을 몰아내자"는 뜻의 '화이트워시드아웃'의 해시태그가 6만 번 이상 달리며 인터넷상에서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이것은 지난 1일 할리우드의 한국계 배우 겸 코미디언인 마거릿 조가 블로그에 화이트워싱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그녀는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감독들, 그리고 캐스팅 책임자들은 아시아인들 또는 유색인종을 위한 역할에 백인을 캐스팅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다. 미국에서 5월은 '아시아 태평양 문화행사의 달'로 미국에 건너온 아시아인들의 문화와 전통 등을 기념하는 달이다. 마거릿 조는 이 달을 기념해 최근 할리우드에서 백인들이 동양인 역할까지 차지하는 것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화이트워시드아웃'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대표적인 할리우드 화이트워싱 사례를 꼽아보면, 마블 코믹스가 올해 11월 개봉 예정인 슈퍼히어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들 수 있다. 이 영화에는 불의의 사고를 겪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원작 만화에서 주인공은 티베트인 남성 승려였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영국 출신의 백인 여배우 틸다 스윈튼이 주인공에 낙점되면서 '화이트워싱' 논란이 일었다.

할리우드는 또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실사판을 제작 중인데, 원작 주인공인 일본 여성 구사나기 배역에 미국 뉴욕 출신의 백인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캐스팅 됐다.

또다른 개봉 예정작인 '파워 레인저'에서도 원작에서는 아시아인인 리타 리펄사 역을 백인 여배우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맡았다

이러한 화이트워싱 추세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할리우드가 아시아인 역할조차 백인 배우에게 맡기는 것은 수십년 전부터 계속돼온 관행이다.1961년 개봉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는 미국 뉴욕 출신의 백인 남자배우 미키 루니가 뻐드렁니 분장을 한 채 일본인 역을 연기했다. 이것은 아시아인에 대한 할리우드의 편견을 반영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할리우드에서 동양인들이 백인에게 빼앗기는 것은 '역할'만이 아니다. 지난 2년 연속 오스카상 수상자 중에는 유색인이 없었다. 이에 오스카상을 수여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020년까지는 오스카상 수상자를 현재보다 두 배 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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