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김밥 옆구리 터져도 즐거워"…이란서 K-푸드 첫 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1일 테헤란 에스피나즈 호텔에서 열린 한식 요리강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강사로 나선 한국인 요리사가 큰 대접에 담긴 고춧가루를 채 썰어 놓은 야채에 모두 붓자 행사장이 술렁거렸다.

1일(현지시간) 오후 테헤란의 한 호텔에서 열린 'K-푸드 쿠킹 클래스'의 메뉴는 김치와 김밥.

이란에서 한국 음식이 공식 무대에 선보이는 데뷔 무대나 다름없었다.

제재로 닫혔던 이란이 1월 문이 열리면서 마련된 첫 한류 행사의 주인공을 김치와 김밥이 맡은 셈이다.

다른 중동지역과 달리 이란에 김치 수출은 아직 되지 않지만 한국 드라마의 인기로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는 것은 이란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맞춰 행사를 주관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소셜네트워크(SNS)만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는데도 100명 정원에 350명이 몰렸다고 한다.

대부분이 여성이었지만 이란 남성도 몇 명 눈에 띄었다.

손에 고춧가루를 든 마리얌(34) 씨는 "정말 이 고춧가루를 다 넣어도 먹을 수 있느냐"면서 한참을 고민하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모두 야채와 버무렸다.

마리얌 씨는 "대장금에서 나오는 한국 요리를 보고 관심을 두게 됐다"며 "인터넷으로 김치 만드는 방법을 봤는데 한국인에게 직접 배우고 싶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치가 완성되자 김밥 재료가 등장했다.

행사에 참가한 이란 현지인들은 검푸른 색의 김에 상당히 호기심을 보이면서 조심스럽게 김을 뜯어 먹어보기도 했다.

주부 파르나즈(39) 씨는 "일본 음식에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한국 김은 더 얇고 부드러운 느낌"이라며 "향이나 맛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김밥이 한국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는 '핑거 푸드'라고 소개됐지만 생전 처음 만들어 보는 초보자들에겐 고난도의 도전 과제처럼 보였다.

참기름과 소금과 섞은 밥을 얇은 김에 깔기부터가 쉽지 않았다.

김이 찢어지기 일쑤였고, 재료를 너무 많이 넣어 말 그대로 '옆구리 터진' 김밥이 속출했다.

그럴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서툴고 우스꽝스러운 모양이었지만 자신이 만든 김밥과 김치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움을 만끽했다.

대학생 파니즈(22) 씨는 "김치가 맵긴 하지만 상당히 맛있고 건강에 좋을 것 같다"며 "TV나 인터넷으로만 보던 한국 음식을 처음으로 직접 접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했다.

hsk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연합뉴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