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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구글 성공신화 이끈 에릭 슈밋 알파벳 회장

연합뉴스 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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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구글 성공신화 이끈 에릭 슈밋 알파벳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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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2월 사업체 일자리 5만개 순증…실업률 4.4%로 ↓
10년간 구글 CEO 재직하며 초고속 성장 주역
"학창시절 다양한 교류·비판력 길러야…대학에 투자 필요"
에릭 슈밋 알파벳 회장

에릭 슈밋 알파벳 회장


(버클리<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에릭 슈밋(61) 알파벳 회장은 2000년대 이후 실리콘밸리의 중심이 된 인터넷·모바일 산업을 이끌어 온 인물 중 하나다.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구글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통찰력과 비전, 경험을 바탕으로 10년간 구글 최고경영자(CEO)로서 초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검색, 광고, 안드로이드 등 구글의 수익원을 지금처럼 키운 인물이 바로 슈밋이다.

그 후 회사가 안정 궤도에 오르자 "더는 매일 살펴볼 필요는 없다"며 CEO직을 내려놓고 구글지주회사 알파벳의 집행역 회장에 취임해 회사와 업계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프린스턴대 학부에서 건축학과 전기공학을 공부한 후 1976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네트워크 분야에 뛰어들었다.

당시 '컴퓨터'라는 말은 PC가 아니라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등 대형 컴퓨터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기 한참 전, 지금은 마치 선사시대처럼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는 시절이다.


슈밋은 박사학위 취득 이듬해인 1983년에 옛 썬마이크로시스템스(지금은 오라클에 합병)에 제1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1997년까지 재직하면서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올랐다.

그는 1997년 기업용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체 노벨(현 마이크로포커스)의 회장 겸 CEO로 옮겼다가 2001년에는 신생 인터넷 검색 기업이던 구글에 합류했다.

그는 2006년에는 스티브 잡스 당시 애플 CEO의 요청으로 애플 등기이사직까지 겸직했으나, 구글이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해관계 충돌'이 생기자 3년만에 애플 등기이사직을 그만두기도 했다.


슈밋 회장은 이달 10일 밤(현지시간) UC 버클리의 공연장 '젤러바크 홀'의 무대에 올라 이 대학 니컬러스 덕스 총장과 대담하면서 1천여명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전했다.

이 대담은 대학 당국이나 연구소·학과가 주최하는 강연이 아니라 UC 버클리가 설립한 공연기획사 '캘퍼포먼시즈'(CalPerformances)가 주최하는 '무대공연'으로 열렸다. 입장권은 공연 매표 시스템을 통해 배포가 이뤄진 당일에 매진됐다.

대담이 열린 젤러바크 홀은 클래식·고음악·재즈·발레 등 공연이 자주 열리는 콘서트 홀로, 대학도시 버클리의 문화예술 중심지다.


이날 대담의 중심 주제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기술 업계의 정상에 이르는 데 어떤 자질과 노력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노화 연구, 인터넷 접속 보급, 자율주행차 등 알파벳이 연구중인 다양한 분야의 현황과 전망을 소개했다.

◇괴짜들과 함께 지낸 학창시절

먼저 슈밋 회장은 괴짜들과 함께 버클리에서 보낸 시절이 그가 평생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회고했다.

"기숙사에 살던 시절 발가벗고 노래를 부르는 학생이 캠퍼스에 돌아다녔죠. 벗고 다니는 것까지는 참겠는데, 새벽 6시에 그 짓을 하니 짜증이 나더라고요"(웃음)

그는 1976년부터 1980년까지 버클리 생활의 대부분을 이 대학의 '인터내셔널 하우스' 기숙사에서 보냈으며, 여기서 만난 아내 베티 보일과 결혼할 때까지 기숙사에 살았다.

슈밋 회장은 "이 곳은 환상적인 대학이고, 성공한 졸업생들이 많다"며 학생들이 성공을 원한다면 그런 성공한 졸업생들을 잘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장 성공한 졸업생들의 특징으로 호기심이 많고 여러 가지 일을 했으며 다른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다는 점을 꼽았다.

"다양한 종류의 똑똑한 사람들과 섞여서 교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여러 학문 분야가 교차하는 연구를 하려면 다양성이 필수적이죠"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하는 버릇을 가져라"

슈밋 회장은 학부생들에게 주는 조언으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분석적 사고의 도구를 적용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보의 홍수로 '데이터 폭발'이 일어나는 가운데 '헛소리(BS·'bullshit'의 약어) 폭발'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학부생일 때 키워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비판적 사고 능력의 함양과 적용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분별하고 골라내는 것은 시민으로서 여러분의 의무다. 정부나 대학이 그런 일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이런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스스로 판단하는) 도구를 갖추는 것은 훌륭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슈밋 회장은 "이상한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의견이 아니라 팩트(사실)에 대해 상대방의 말을 반드시 체크하는 것이 구글에서는 기본 규칙"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따로 체크를 해 본 결과 상대편이 잘못됐거나 오래된 정보에 입각해서 얘기한 것이라면 당장 그 사실을 명확히 지적해야 하고, 또 지적을 받은 상대편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허히 이를 수용해야 합니다. 이는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나?

슈밋은 다양한 학문이 교차하는 대표적 연구분야인 인공지능(AI)에 관한 구글의 연구 방향을 설명하면서 궁극적 목표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로봇이 뭘 해 주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을 사람들에게 하면 가장 흔히 나오는 답은 '부엌에 가서 요리를 해서 내게 가져 오고, 내가 식사를 마치고 나면 설거지를 해 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것은 매우 간단하게 들리는 일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물론 접시 씻는 식기세척기가 있긴 하지만, 그릇을 알아서 챙기지 못하므로 사람이 일일이 넣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식 재료를 찾고, 손질하고, 요리하고, 그릇을 골라 내서 씻는 작업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늘 하는 일이지만, 컴퓨터와 로봇이 하기에는 아직도 너무나 복잡하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슈밋 회장은 아울러 AI와 관련된 고전적 철학적 난제를 청중에게 소개했다.

만약 어떤 컴퓨터가 '유식한 UC 버클리 졸업생'처럼 얘기를 하는 능력이 있다면, 과연 그 컴퓨터는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흉내만 내는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생각하는 능력이나 의식(意識) 없이도 마치 그런 것처럼 보일 수있기 때문에 문제가 까다롭고, 또 우리가 '의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의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슈밋 회장은 컴퓨터가 사실상 모든 질문에 '유식한 UC 버클리 졸업생'과 구분할 수 없는 답변을 내놓는 때가 오더라도 여전히 철학자들이 두 패로 갈려 싸우고 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 대학 투자의 중요성 강조

슈밋 회장은 혁신을 위해 대학 교육에 대한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와 덕스 총장은 UC 버클리가 미국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교육 투자가 줄어들면서 비용 절감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슈밋 회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는 핵심 연구와 핵심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투자를 줄이는 것은 펌프가 시작될 때 물을 잠그는 것하고 똑같다. 미친 짓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캘리포니아 주는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를 하기가 아주 까다롭게 만드는 법률을 만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하면서 이 때문에 구글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텍사스 같은 주에서 시험을 하게 됐다"고 농담을 던졌다.

캘리포니아 주는 작년에 자율주행 자동차에 반드시 운전자가 타도록 의무화하고 일반 소비자가 자율주행차를 구입하지는 못하고 리스로만 탈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법안을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진보의 아성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가 정치·사회적으로 보수적인 텍사스보다 오히려 뒤떨어졌다고 비꼰 것이다.

◇ 학생 시위로 소란스러워도 태연자약

이날 대담이 끝나기 10여분 전, 젤러바크 홀 앞에서 기습 시위가 열리면서 강연장 안까지 구호를 외치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등 한때 소란이 벌어졌다.

슈밋 회장과 덕스 총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피켓을 든 버클리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용역업체 직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밋 회장은 고함과 구호가 들리는 가운데 객석 뒤편 출입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힐끗 바라보면서 태연하게 "이게 바로 버클리죠"라고 청중들에게 말했다.

대학 캠퍼스, 그 중에서도 미국 학생운동의 중심지인 버클리에서 시위가 열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므로 억지로 막거나 화를 낼 일이 아니라는 뜻을 담은 말이었다.

그러자 객석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졌고, 덕스 총장은 "캠퍼스에 오셔서 풀 서라운드 사운드 경험을 하시는군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당시 시위 현장에는 대학 경찰관들이 출동했으나, 시위가 끝날 때까지 한동안 지켜보다가 조사나 입건 등은 하지 않고 그냥 철수했다.

관용과 다양성의 존중이야말로 오늘의 실리콘밸리를 만든 사회적 분위기이며 구글의 혁신을 이끈 핵심 키워드임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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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러바크 홀 전경

젤러바크 홀 전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젤러바크 홀 입구 모습

젤러바크 홀 입구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