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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되신 할머니 편히 쉬세요"…눈물의 수요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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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최모 할머니 별세 후 첫 집회…추모열기·침통한 분위기서 진행돼]

/사진=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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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최모 할머니(90)의 별세 이후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수요집회)가 열렸다.

17일 낮 12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서울 종로구의 전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218차 정기 수요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는 최근 별세한 최 할머니에 대한 추모 열기로 뜨거웠다. 사회자가 "나비가 돼 떠나가신 할머니 생각하자"고 말하자 묵념이 뒤따랐다. 시민들은 집회내내 한켠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간간이 눈물을 훔치는 참가자도 있었다.

최 할머니는 지난 15일 저녁 8시30분쯤 경남 양산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떴다. 그는 16세 때 "일본 공장에서 일하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대만의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해방 후 고향 땅을 밟았지만 병마와 싸우며 고통스럽게 여생을 보냈다.

최 할머니를 잃은 슬픔이 더해진 탓인지 집회에선 일본 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더욱 컸다.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8)는 "소녀상을 밤새서 지키는 시민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는 발언 도중 한일 양국 정부를 원망하며 울부짖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지난해 12월28일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는 무효"라고 힘주어 말했다.

참가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범죄에 대해 △일본 정부는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배상하라 △한국 정부는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되찾는 일에 앞장서라 △한반도 평화에 반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라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는 무효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테라 모리스 스즈키 호주대 교수가 마이크를 잡고 일본 정부를 규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논문을 발표한 교수로 유명하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명(경찰 추산 400명)이 참가했다. 집회 관리를 위해 3개 중대 80명의 경찰 인력도 투입됐다.

김민중 기자 minjoong@, 이보라 기자 fishma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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