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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요정에서 알바하다..등록금 쉽게 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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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요정에서 알바하다..등록금 쉽게 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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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여대생’은 무엇을 의미할까?

도심의 거리에 뿌려진 많은 유흥업소 전단지들의 문구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단어는 ‘여대생’이다. ‘여대생 마사지’, ‘여대생 키스방’ 등 ‘여대생’이 일하는 곳임을 강조하는 유흥업소들을 통해서 우리는 현대 사회가 여대생을 성(性)적 대상의 하나로 보고 있는 것을 할 수 있다. 현대판 기방, ‘요정집’에서 일하고 있는 여대생 김모씨. 그녀의 삶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요정집에서 일하는 것
그녀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요정집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하다 보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이 정한 시점에 일을 그만 두지 못하고 있다. 처음 그녀는 인터넷 구인정보 사이트를 통해 높은 시급을 주는 고급 한식집 아르바이트에서 서빙하는 정도의 일이라고 알고,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을 보러 들어간 방에서 그녀는 한복을 입고 모여 앉아있는 사람들을 마주하고 너무나 놀랐는데, 이제는 그녀도 한복을 입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무리의 한 사람이 되었다.

손님들의 대부분은 ‘손님 접대’를 목적으로 요정집을 찾는다. 지위가 높거나 명망 있는 재력가들이 다소 보안이 철저한 요정집에서 편안하게 유흥을 즐기기 위해서 오기도 하고, 한복을 차려 입은 여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기 위해서, 혹은 단순히 궁금해서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녀가 요정집에서 하는 일은 손님들이 오면 한 명의 손님 옆에 앉아 술 시중을 들고 입맞춤, 포옹과 같은 스킨십을 하거나 또는 손님들이 스킨십을 하도록 적정한 선까지는 내버려둬야 한다. 노래방 기계가 방 안에 들어오면 같이 노래도 부르고 분위기를 맞춰준다. 무엇보다 손님을 모시는 것이 본인도 즐거운 척 해야 한다. 손님들은 밥과 술을 다 먹고나면 ‘2차’를 갈 것인지 말 것인지 정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2차’는 성관계를 의미한다. 손님이 2차를 간다고 하면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손님과 함께 모텔로 향한다.

이렇게 일을 하고 나서 받는 돈은 보통 하루에 8만원이고, ‘2차’를 가면, 즉 성관계를 가지게 되면 20만원에서 30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받는 돈의 액수만 생각했을 때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녀는 ‘돈의 액수를 떠나서 인간적으로 일하기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베테랑인 사람들도 있고, 이 일이 쉽게 돈 버는 것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제 그녀는 요정집에서의 일을 곧 그만 둘 것이라고 했다. 우선, 처음 보는 남자에게 안기고 술을 먹고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하는 일 자체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고된 일이며,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학교 생활에 계속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녀가 사람에 대한 지나친 의심을 갖게 된다는 데에 있었다. 그녀는 “분명 보통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훨씬 적은 돈을 벌겠죠. 하지만 계속 일하다간 남자 자체에 대한 실망감에 나중에 결혼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연애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라고 말했다.

여대생 요정의 의미
그녀는 요정집에서 ‘여대생’이라는 정체성을 본의 아니게 강조해야 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그녀는 젊은 여자인 요정이라기보다 ‘여대생’인 요정이다. 즉, ‘여대생’은 젊은 여자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여대생은 그냥 젊은 여자보다 때묻지 않고 풋풋한 매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행동이 서툴러도 용인되고 순수한 느낌이 좋다며 손님들의 선택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요정집에서 ‘여대생’ 이라는 것 때문에 추가수당을 받거나 우대받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요정집에서의 일은 아무런 조건이 필요없이 ‘여자’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공인영어성적이나 학점은 당연히 아무런 쓸모가 없고 오히려 똑똑하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있다고 한다.


일례로 요정들은 손님방에 배정받기 전까지 저녁을 먹거나 핸드폰 게임이나 시간 때우는 일들을 하는데, 그녀는 대기시간에 아무런 생각없이 책을 읽었는데 이것 때문에 주변에서 ‘책보는 애’ 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본인이 요상한 아이로 여겨지는 것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처럼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일을 겪으면서, 그녀는 요정집에 일하러 올 때는 ‘대학생’인 자신을 내버려두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가지의 정체성
현재 그녀는 두 가지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낮에는 대학생으로서 학교에서 여느 학생들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저녁이 되면 요정집에서 한복을 입은 ‘기생’으로 술시중을 든다. 요정집에서 그녀는 가명을 사용하는데, 평범한 생활 속에서 그녀의 가명을 누군가가 부르는 경우에 뒤를 돌아보게 된다거나, 요정집에서 그녀의 실명을 가명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불릴 때는 깜짝 놀라곤 한다. 이처럼 그녀는 그녀가 가진 두 개의 이름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한다.

임금을 받고 어떠한 일을 하게 되면 우리는 대개 일의 숙련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기 마련인데, 그녀는 자신이 요정집에서 일하는 데에 어울리는, 능숙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외모가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다른 요정들은 일종의 재투자 개념으로 버는 돈을 성형수술이나 쇼핑 등 자신을 가꾸는 데에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평소 쓰지 않던 색조화장품을 사야 할 때에도 자괴감이 들고 ‘절대로 기생다운 기생이 되지 말아야지.’ 라는 다짐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손님들이 여러 명의 여자들 중에 마음에 드는 여자를 선택하게 하는 경우에 자신이 선택되지 않았을 때에는 스트레스를 받고 화장을 고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한 가끔 한국문화를 소개해준다며 외국인 손님을 데려오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고급스러운 한국음식이 나오고 국악연주도 볼 수 있지만, 어차피 여자들을 노리개 삼아 술을 마시는 유흥업소가 자랑할 만한 한국문화로 소개되는 것이 속상하고 그것에 일조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창피했다고 한다.

최주희/인터넷 경향신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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