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ICT 조직개편 어디로]뿔뿔히 흩어진 ICT정책 5년, 효율성 관건]
지난 2008년3월 방송·통신산업 육성과 융합을 내걸고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가 기로에 섰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ICT(정보통신기술) 조직체계를 다시 짜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같은 논의 밑바닥에는 무엇보다 방통위 출범 이후 벌어진 시행착오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통신은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과 합의제라는 복잡다단한 의사결정 체계에 발목잡혀 급변하는 산업을 뒷받침 하지 못했고, 방송은 산업보다 정치논리에 좌우돼 오히려 갈등만 키웠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3월 방송·통신산업 육성과 융합을 내걸고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가 기로에 섰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등 ICT(정보통신기술) 조직체계를 다시 짜야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같은 논의 밑바닥에는 무엇보다 방통위 출범 이후 벌어진 시행착오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통신은 부처별로 흩어진 정책과 합의제라는 복잡다단한 의사결정 체계에 발목잡혀 급변하는 산업을 뒷받침 하지 못했고, 방송은 산업보다 정치논리에 좌우돼 오히려 갈등만 키웠다는 것이다.
ICT가 세계 각 국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 국가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를 키우려면 급변하는 패러다임에 맞는 정책적 지배구조가 절실하다는 점도 새로운 ICT 조직에 대한 논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
1기 방통위 시절 부위원장을 지낸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거버넌스 문제는 단순히 돈과 자리를 어디에 어떻게 재조정할까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큰 틀에서 시대변화를 읽고 각계 소통을 통해 국가와 산업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효율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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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180도 바꾼 스마트시대 정책은
4년 전 출범한 방통위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 과거 정통부 업무가 문화부·방통위·지식경제부·행정안전부로 뿔뿔이 흩어져 'IT컨트롤타워'가 없어지면서 산업 육성에 힘을 싣지 못했다는 논리다.
방통위 탄생과 함께 4년을 이끌었던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조차 공개석상에서 차기 정부에서는 새로운 모습의 ICT 부처가 나와야한다고 얘기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IT 업무에 대한 부처 간 갈등이 존재하고 소통이 쉽지 않다보니 책임과 역할에 대한 모호함으로 진흥기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문화·방송 등 콘텐츠 정책은 문화부와 충돌했고, 클라우드·NFC(근거리무선통신) 등 새로운 서비스들도 타부처와 손이 겹쳤다. 정책이 흩어지다보니 주요 이슈가 터질 때마다 ICT 정책이 밀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정전사태나 원전사고 등이 터지면 지경부에서 ICT쪽 정책은 올 스톱"이라며 "사안의 경중 문제였겠지만, ICT 산업은 1년 내내 정책 연속성을 가져도 부족한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방송부문에서는 '정책'은 남지 않고 '혼란'과 '갈등'만 남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종합편성채널 선정에 대한 특혜 시비, 지상파 방송의 블랙아웃 사태까지 몰고 온 방송사업자간 갈등이 단적인 예다.
방통위 합의제의 비효율성, 정치적 독립성도 도마에 오른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여·야당 추천 인사로 구성되는데 여당 추천이 한명 더 많은 상황에서 민감한 이슈는 여당에 기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당 입장을 대변하는 위원들 간 마찰이 의사결정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산업의 입장과 논리는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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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체계 미리 '찜'하는 건 위험…소통 과정 거쳐야
그럼에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지금의 거버넌스를 부정하고 백지화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정통부나 과기부의 부활, 독임부처 설립 등을 염두에 두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정인숙 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08년 새로운 조직을 만들 때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새 집을 지었을 때 설계가 잘못된 것인지, 수장이나 구성원이 잘못해서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과정이 생략돼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한 학계 관계자는 "통합부처가 신설되면 효율성은 높아지겠지만 권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컨트롤타워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공룡부처가 돼서는 곤란한 만큼 소통 문화가 자리 잡도록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자들과 매일 전쟁을 치르는 산업계에선 거버넌스에 대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운다. 통신업계 고위임원은 "가장 중요한 건 산업의 미래를 내다볼 때 가장 효율적인 지배구조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라며 "부처 간 이해관계나 정치적 목적에 휘둘리는 걸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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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기자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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