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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밥 준비중·쉼’만으로도 잘나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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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어촌편 2’ 인기비결은 진정성



tvN ‘삼시세끼-어촌편2’는 차줌마 차승원이 시즌1보다 더 현란한 요리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남편 역할인 참바다 유해진은 시즌1에서는 낚시를 나가지만 고기가 잘 안잡혀 고개 숙인 가장이었지만, 시즌2에서는 입질 풍년이다. 대형 우럭이 줄줄이 잡히고 놀래미치고는 드물게 큰 놈을 잡았다. 통발에서는 대형 문어가 걸려들기도 했다. 유해진은 “이제 돔만 낚으면 된다”고 말한다. 나영석 PD는 예고편에서 요리머신 차줌마에게 “해산물 뷔페를 만들라”고 미션을 부여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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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시세끼-어촌편2’의 생활은 지극히 단순하다. 유해진은 만재도 라이프의 핵심을 담아 ‘밥 준비중’, ‘쉼’이라고 적힌 센스 만점 나무 팻말을 만들었다. “밥 준비하거나, 쉬거나”, 이건 ‘삼시세끼’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잘 말해준다. ‘삼시세끼-정선편’도 마찬가지였지만, 아침을 준비하고 먹은 후에는 바로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

‘밥 준비중’과 ‘잠깐 쉼’, 이 두가지 밖에 없는데도 ‘삼시세끼’는 잘 굴러간다. 아니, 이제는 이 두가지 밖에 없어서 잘 되는 것 같다고 해야한다. 그런데 정말 ‘밥 준비중’과 ‘잠깐 쉼’만 있을까. 이 두 가지가 세끼하우스 라이프 전체를 요약하지만, 이 속에는 디테일이 있다.

가령, 지난 27일 방송에서 게스트로 온 윤계상이 까맣게 그을린 솥을 광이 날 정도로 닦아내고 심지어 바닥까지 닦았다. 그리고 꼼꼼하게 칼을 가는 모습에서 윤계상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참바다 유해진이 낚시를 하고, 무심코 던진 말들도 진짜라는 게 느껴진다.

‘삼시세끼’제작진은 그런 진짜의 모습이 나올 수 있게 마당을 잘 깔아준다. 만약 손호준이 다른 예능에 갔다면, “웃기지 못하면 어떻하지” 하는 강박과 분량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여기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

그러니 자신의 행동이나 토크에 일관성이 생기고, 잘 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말을 안하면 안하는 대로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예능에서 이것보다 더한 진정성이 어디있겠는가?

‘삼시세까-정선편’에서도 출연자들이 한가하게 비가 오는 소리를 듣고, 밤하늘에 깔린 별들을 바라보았듯이, 어촌편에서도 평화로운 자연 풍광과 산체 벌이와 함께 나른하게 쉬는 모습에서 아날로그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주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얼마만큼 자연스럽고 진심을 담고 있느냐다. 자연스러움에서 나오는 진짜를 보여주지 못하면 그 아름다운 경치들은 오히려 ‘사치’로 느껴질 것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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