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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인권 "나에게 자유는 고통이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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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싱글 '너와 나' 발표한 가수 전인권

세월호 사고 바라보며 쓴 곡

철없던 인생, 이제는 스스로 돌아볼 시간

요즘 음악 휘발성 강해… 우리 위해 노래해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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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저 참 많이 늙었네요. 허허.”

백발이 성성한 노(老) 가수가 자신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보더니 읊조렸다. 가수 전인권(61)이다. 평생을 무대 위에서 살았고, 일생을 야인처럼 살았다. 아무렇게 빗어 올린 곱슬곱슬한 머리와 검은색 선글라스가 트레이드마크였다. 1979년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밴드 들국화의 보컬리스트로 인기를 얻었다. 탁하지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파워풀 보컬’의 대명사가 됐으나 인생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세상과 싸우기 싫다”며 자신의 인생을 돌이켰다.

전인권의 새 싱글 ‘너와 나’가 지난 23일 발매됐다. 2014년 선보인 ‘2막 1장’ 이후 1년여 만의 신곡이다. 자이언티, 윤미래, 타이거JK, 강승원, 서울전자음악단, 갤럭시익스프레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그레이프티 등 후배 가수들과 함께 불렀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전인권은 “듣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다”며 콜라보레이션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폭풍우가 지나간 포항바다를 보며 떠오른 생각들이 음악이 됐다.

“처음부터 여럿이서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월호 사고가 있은 지 3개월이 지난 후였고 모두가 가슴에 상처를 입었을 때죠. 가슴 속의 울분을 어떻게 꺼내야 하나 생각하다 결국 음악이었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를 해야죠. 어느 순간 다른 방식은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자신을 옥죄던 것들을 털어냈다. 구설수의 원흉이었던 대마초는 물론 술을 입에 대지 않은 것도 오래됐다. 오직 금하지 못한 것은 담배다. “이것만은 끊지 못하겠더라”며 천천히 연기를 뿜었다.

“저는 너무 자유로웠던 것 같습니다. 이제야 철이 드는 듯하네요. 준비 안 된 자에게 자유는 고통이었습니다. 그동안의 행동들이 약이 됐어요. 세상이 저를 잘못 알고, 오해하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자초한 것이기도 할 것이고요.”

SNS 활동에 열심이다. 한 모바일 기반 개인 페이지에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주이나 때로는 일상에서 느낀 것들도 썼다. 현재까지 130만 명이 다녀갔다. 전인권은 “소통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균형이 생겼다”고 말했다. 앞으로 10년은 무언가를 쓰고 싶다. ‘자서전을 쓰는 것이냐’ 물었더니 그것은 싫다. “음악인의 인생은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답했다.

요즘은 빈틈없는 합주, 완벽한 곡 소화에서 쾌감을 느낀다. “모든 예술은 완성의 쾌감이 없으면 안된다”는 전인권이다. 일생 대부분을 삼청동에 살았던 그는 아직도 그곳에서 연습실을 열고 후배들과 함께 음악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타를 잡고 온종일 연습에만 몰두한 것이 벌써 2년이 넘었다. 체력도 많이 올라 고령임에도 풀타임 공연이 자신있다.

전인권은 오는 23일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으로 시작으로 30일부터는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12월에는 구리시 아트홀 코스모스에서 공연한다. 이곳에서 곡 ‘너와 나’에 담긴 자유와 사랑, 평화를 노래한다. “지금을 뛰어넘지 못하면 우리는 더 많이 헤매야 한다”고 말했다. “‘너와 나’가 없으면 우리 사회는 없는 법이다”라고도 했다.

“우리는 방향을 잃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위한 곡을 써야 하는데 너무 휘발성이 강해졌어요. 어쩌면 음악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삶의 노래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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