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플레이 강조한 임도헌 감독, 레오 퇴출 결정
삼성화재 합류를 미뤘던 레오. 개인사를 이유로 들었지만 정작 그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파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출처-레오 인스타그램).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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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 레오(25·쿠바)는 뒤늦게 합류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구단은 끝내 비행기 티켓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유럽리그의 특급 공격수 그로저(31·200㎝·독일) 영입을 2일 전격 발표했다.
'쿠바 특급' 레오는 2012-13시즌 V리그에 안착한 뒤 지난 시즌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 수상자는 레오였다. 지난 시즌을 빼고 두 차례 챔프전 MVP에 등극했고 득점상 등 늘 공격 전 부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레오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자 짜증을 내는 빈도가 잦았고 동료들을 독촉했다. 3연패로 OK저축은행에 패해 우승이 좌절된 뒤 신치용 당시 삼성화재 감독(현 단장)은 "레오에게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는 일찌감치 레오와 재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정작 레오는 국내 합류를 차일피일 미뤘다.
삼성화재 관계자에 따르면 레오는 미국 현지에서 전 부인과 개인 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는 와중 레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새로운 여자 친구와 황제같이 지내는 모습을 올리는 등 흥청망청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달 15일까지 데드라인을 정했던 삼성화재는 결국 레오의 합류가 더 미뤄지자 칼을 빼들었다. 유럽 리그 등에서 활약 중인 여러 선수들과 영입을 위해 접촉했고 때마침 러시아리그에서 매물로 나온 그로저와 계약할 수 있었다. 후보 중에는 예전에 삼성화재에서 활약했던 가빈 슈미트(캐나다)도 있었지만 몸 상태가 예전같지 않아 계약이 성사되진 않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그로저 같은 특급 선수를 데려올 수 있어서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그로저는 로코모티브 벨로고리의 구단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새 팀을 찾고 있었고, 운 좋게도 레오보다 적은 금액에 영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그로저(국제배구연맹 제공).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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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지만 다른 고민이 생겼다. 역시 가장 큰 문제는 세터와의 호흡이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 검증된 톱 공격수라고는 하지만 유광우 세터와의 호흡을 맞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들은 한 달 이상 주전 세터들과 담금질을 진행한 상태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라고 해도 팀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으면 좋은 모습을 보이기 힘들다.
또한 독일대표팀 라이트 주공격수인 그로저는 현재 유러피안 챔피언십에 출전 중이라 합류가 늦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로서는 오는 18일까지 이탈리아와 불가리아에서 진행되는 유러피안 챔피언십에서 독일이 조기 탈락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독일은 불가리아, 체코, 네덜란드와 A조에 속해있다.
현재 상황으로선 2015-16시즌 V리그 1라운드 개막전인 OK저축은행전(10일)과 대한항공과의 대전 홈 개막전(14일)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로저는 내년 1월에도 독일 대표팀의 리우 올림픽 예선전을 위해 일주일 이상 차출이 불가피하다. 삼성화재는 계약 직전까지 대표팀 차출과 관련해 조율에 나섰지만 독일배구협회에서 "대표팀에 오지 않을 경우 국제이적동의서(IPC)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차출을 허락했다.
삼성화재로서는 순위 경쟁이 한창일 4라운드 중반에 그로저 없이 최소 3경기 정도를 나서야 한다.
그로저는 이미 유럽의 독일과 폴란드, 러시아리그에서 여러 차례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고 득점 1위를 차지하는 등 검증된 용병임에는 틀림없다. 네임 밸류 면에서는 지금까지 V리그에 왔던 어느 외국인 선수에도 뒤지지 않는 특급 선수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로저가 V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화재는 레오를 퇴출했고, 그로저 영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시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삼성화재가 이번 시즌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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