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원 살인범 오원춘 얼굴 이례적 공개

수원 20대여성 토막 살해 사건의 범인 오원춘(왼쪽)이 수원 남부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뉴시스

수원 20대 여성 토막살해 사건의 범인 오원춘(42)은 10일 오전 경기 수원 남부경찰서 앞에 그 얼굴을 드러냈다. 그는 모자나 마스크 등 얼굴을 가리기 위한 도구를 착용하지 않았다.

경찰 역시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원춘은 한동안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드러내다가 검찰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탔다.

과거 경찰은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외투나 모자 등으로 얼굴을 덮어 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오원춘의 얼굴 사진은 조선일보 취재로 지난 7일 이미 보도됐었지만, 이날 경찰이 주도적으로 그의 얼굴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형사정책연구원 윤지영 연구원은 이날 오원춘의 얼굴 공개에 대해 "강호순 사건 이후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대한 특례법 개정 등으로 강력범죄 피의자 얼굴 공개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호순은 2009년 경기도 서남부 여성 연쇄살인의 범인이다. 당시에도 조선일보가 강호순의 얼굴을 최초로 공개했고, 경찰은 이후 피의자 얼굴 공개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 흉악범으로 범행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등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관할서장의 판단하에 그 얼굴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경찰은 2010년 초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김길태와 같은 해 6월 영등포 초등생 납치살해범 김수철의 얼굴도 공개했다.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흉악범의 얼굴을 경찰이 언론에 공개한 것은 김수철 이후로는 사실상 오원춘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원춘의 경우 얼굴을 가려달라는 본인의 요구도 없었고, 언론 취재로 이미 얼굴이 공개됐던 만큼 관할 서장이 얼굴을 가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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