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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SK-두산, 등 돌린 '팬心'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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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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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여러분, 이제 다시 오세요' SK와 두산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돼 취임식에서 도약을 다짐한 김용희 SK(왼쪽), 김태형 두산 감독.(자료사진=SK, 두산)


프로야구 SK와 두산이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나란히 지난 21일 각각 김용희, 김태형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긴다고 발표했다. NC-LG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이 비로 연기되는 날 보도자료를 냈다.

SK는 올 시즌 이만수 감독의 3년 임기가 끝났고, 두산은 송일수 감독의 임기가 2년 남았지만 결단을 내렸다. 모두 성적 부진이 이유였다.

이 감독은 시즌 중 대행으로 팀을 맡은 2011년과 정식 감독 계약을 맺은 이듬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는 모두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송 감독은 지난해 KS 준우승을 하고도 경질된 김진욱 감독의 뒤를 이었으나 역시 가을야구와는 무관했다.

▲감독 인선, 낮은 성적에 화난 팬심

성적도 성적이거니와 팬심이 좋지 못했다. 특히 두산 팬들은 재일교포 출신인 송 감독의 다소 소극적인 야구에 비난을 쏟아냈다. 두산 특유의 선 굵은 야구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었다.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뒤 4위 싸움에 직결된 경기에서 오해를 살 만한 선수 기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컸다.

SK도 만만치 않았다. 2011시즌 중 KS 4회 연속 진출과 3회 우승에 빛나는 김성근 감독의 사퇴 후폭풍이 오래 갔다. 특히 지난해 6년 연속 KS 진출이 무산되면서 이 감독의 사퇴에 대한 팬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그룹 내부에서도 이 감독을 경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SK는 지난해 91만 2042명이던 관중이 올해 82만 9882명으로 9% 줄었다. 평균 1만4000여 명의 팬들이 올해 1만2000명대였다. 뚝심의 두산 팬들도 지난해 115만 2615명에서 올해 112만 8298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두 팀 팬들 모두 구단 프런트에 대한 원성이 대단했다. 전년도 KS 우승과 해당 시즌 KS 진출을 이끈 감독들을 사실상 내친 데 대한 원망이었다. 이후 수준급 전력에도 성적이 나지 않으면서 팬들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새 감독들 "전 감독 계승"…팬들 위한 화해

이런 가운에 두 구단의 새 사령탑 선임은 어쩌면 등 돌린 팬들을 다시 끌어안기 위한 화해의 제스처일 수도 있다. 지난 시즌 급박하게 감독 인선을 해야 했던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데려왔고, SK도 프로야구 초창기 스타 출신이자 2군 감독과 총괄육성을 역임해 팀 사정에 정통한 인사를 앉혀 안정을 꾀했다.

무엇보다 새 감독들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발언을 내놓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각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임 사령탑의 야구를 계승할 뜻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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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두산의 유산' 2007,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뜨거운 명승부를 펼친 당시 SK와 두산 사령탑 김성근 전 고양 원더스(왼쪽), 김경문 NC 감독.(자료사진)


김태형 감독은 22일 취임식에서 자신의 롤 모델로 김인식, 김경문 두 선배 감독을 언급했다. 실패를 두려워 않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는 것인데 빅볼을 추구한 두 감독들과 궤를 같이 한다.

김용희 감독도 23일 취임식에서 "김성근 감독을 뵙고 조언을 구했다"면서 "전임 사령탑들의 유산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SK는 이날 행사를 떠나는 이 감독의 이임식까지 겸해 치러 이전의 갈등을 치유할 의지도 드러냈다. SK 관계자는 "감독의 이임 행사를 한 것은 삼성에 이어 두 번째일 것"이라고 밝혔다.

SK와 두산은 지난 2007, 08년 KS에서 치열한 명승부를 펼치며 야구 중흥기의 발판을 놨던 팀들이다. 빠르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 등으로 한국 야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두 라이벌 팀이 지난해와 올해 어두운 역사를 끊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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