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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즉석사진 미니밴' LA의 새로운 명물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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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이색 미니밴이 등장해 화제다.

이 미니밴은 즉석에서 인물사진을 찍어주는 영업을 하는 이른바 `이동 스튜디오'다. 영화배우에서 사진가로 전업한 아담 헨더쇼프(30)가 이 미니밴의 주인이자 사업 CEO(최고경영자)다.

그는 작품 오디션에 필요한 인물사진을 촬영할 시간과 마땅한 스튜디오를 찾을 수 없다는 배우들의 불평에서 창업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최근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의 대량 보급으로 첨단 사진 스튜디오들이 잇따라 몰락하는 상황도 사업 구상과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최근 몇년새 시어즈 백화점이나 월마트 수천여 곳에 입점했던 사진 체인점 CSI Corp가 문을 닫았고, 맘앤팝 스튜디오도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업을 생각한 것은 3년 전"이라며 "길거리 음식을 파는 푸드 트럭처럼 가격을 낮춘 즉석 인물사진 사업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헨더쇼프는 최근 아내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른바 `즉석 인물사진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인터넷 장터에서 길거리 음식을 팔던 미니밴을 구입해 외부는 눈에 잘 띄는 자홍색을 칠하고, 내부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과 편집기, 화장대 등을 갖췄다.

이동 스튜디오로 개조한 미니밴에 들어간 자본금은 2만6천 달러(2천700만원). 이 종자돈은 자신과 친구들의 저금을 털어 마련했다.

그는 인물사진의 가격 거품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사진 스튜디오들이 과거에 배우들에게 인물사진을 찍어주고 받은 평균 800달러(84만원)에서 기본 패키지 250달러(26만원)로 내렸다.

아울러 지금은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예약 손님만 받지만, 앞으로는 일반에게도 영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 사업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고 사진을 찍은 뒤 피드백을 받으면서 배우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진 게 주효했다.

시간에 쫓기는 배우들이 하나 둘 찾아들면서 문전성시를 이뤘고, 자연스럽게 연예계 내부 소식과 각종 오디션 정보를 주고받는 `정보 장터'로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사진가들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프로 사진가 앨런 와이즈먼은 "매우 독특한 아이디어 사업이지만, 그것은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제는 사진의 질을 따지지 않고 빠르고 값싼 사진만 원한다"면서 "아마추어 사진가의 작품은 예술적 한계가 있으며, 배우들이 나중에 이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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