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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태극마크 17년차 이동국의 직격토로 "A매치 기간 K리그 개최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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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두 번째 평가전을 가졌다. 이동국이 전반전 동점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동국(35·전북)은 한국 축구를 이끄는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K리그에서는 각종 공격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대표팀에서도 지난달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하면서 베테랑 공격수로서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1998년 5월 첫 태극마크를 단 이동국은 어느덧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최선참이 됐다. 17년차 태극전사인 이동국은 이제 후배들을 위해 소신있는 주장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그동안 ‘좋은게 좋은 것’이라고 흘려 보냈던 문제점에 대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불거지고 있고 A매치 기간에 열리는 K리그 일정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자율적인 대표팀의 분위기, 한국 축구 발전의 원동력”

이동국은 막내시절이던 16년전과 비교해 최근 대표팀의 분위기에 많은 변화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내가 스무살때는 대표팀에 와서 선배들 눈치보고 혼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엄격한 선후배 관계로 인해 당시만해도 대표팀 분위기는 경직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점차 대표팀의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대표팀의 분위기도 점차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동국은 “지금 선수들은 자율적이다.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을정도로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운동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졌다는 점에서 한국 축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국이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1998년만해도 해외파 선수들은 일본 등에서 활약하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표팀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축구를 보는 시각도 다양해졌다. 대표팀에 참여하는 노장 선수들도 예전 생각에만 갇혀 있지 않다. 변화하는 대표팀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후배들의 길잡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동국은 “내가 어릴때 이랬으니 후배들도 따라야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된다. 내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 후배들도 선배들에게 더 잘할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달라졌지만 제도와 운영은 15년전과 다를게 없다”

최근 열린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의 A매치를 위해 소집된 대표팀에는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을 하는 선수들이 한 곳에 모여있지만 유독 K리그 출신 선수들만 마음이 개운치가 않았다. A매치 기간에 K리그 경기가 열렸기 때문에 선수들은 TV를 통해 소속팀의 경기를 보면서 마음을 조릴수 밖에 없었다. 이동국은 “K리그에 소속팀을 둔 선수들은 지난 A매치 2연전에서 1~2경기를 손해봤다. 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하는 선수들인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런 일정이 많이 아쉽다”고 전하면서 “프로축구연맹과 축구협회가 협의를 했다면 충분히 이런 일정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손해를 보지 않을수 있었지만 선수와 구단, 팬들이 모두 피해자를 봤다”고 아쉬워했다.

A매치 기간에 열리는 K리그 경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9~11월에 열린 A매치 기간에 K리그 경기는 진행됐고, 올해 10~11월에도 대표팀 평가전과 K리그가 병행된다. 전세계 대부분의 리그는 A매치 기간에 ‘당연히’ 경기를 개최하지 않는다. 하지만 K리그에서는 반대로 A매치 기간 경기가 열리는 것이 생소하지 않아 보일정도까지 이르렀다. 이동국은 “어찌보면 대표팀만을 위한 일정이라고 생각된다. 대표팀에 소집된 K리그 선수들은 당연히 불만이 많다. 왜 K리그만 A매치 기간에 경기를 해야하는지 확실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표팀에 선수들이 모이면 해외리그와 K리그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일정과 같은 부분은 15년전과 다를게 없다. 선수들의 능력 발전만 원할뿐 (제도적인 부분은) 전혀 따라오지 못하는 분위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부터가 아니라 다음달부터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올해 마지막 A매치 기간에도 K리그 경기는 열릴 예정이다. 대표팀은 다음달 14일(요르단)과 18일(이란) 원정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있고,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은 15~16일에 36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동국은 “다음달에도 A매치 기간에 리그 경기가 열린다면 대표팀에 합류한 K리그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런 부분으로 인해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내년부터가 아니라 당장 일정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리그 경기는 순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이 경기에서 우승팀이 확정될 수 있고,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할 팀들이 정해질수도 있다. 이동국은 “1년 내내 선수들이 고생을 했는데 리그 일정으로 인해 손해를 본다면 선수나 구단이나 정말 불운해질수밖에 없다. 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A매치 기간에 리그 경기가 열리는 것에 대해 다들 심각하게 생각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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