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어떻게 수사했나]
불법광고 단속 전담팀, 인터넷 약국 주인으로 위장… 낙태약 등 불법거래 확인
미국에선 반드시 처방전을 받아야 하는 스테로이드제, 낙태 약, 우울증 치료제 등을 처방전 없이 온라인으로 싸게 살 수 있다는 광고에 주문서가 쏟아져 들어왔다. 검색을 통한 접속자가 늘어날수록 구글에 지불하는 광고비도 증가했다.
위태커가 접촉한 구글 광고 담당자들은 불법 광고물로 처리돼 검색 결과에서 삭제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했다.
온라인에서 바로 주문하고 결제하는 대신, 이메일 신청서로 주문을 받으면 광고를 계속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2009년 8월, 미 연방 검찰 수사팀이 캘리포니아주(州) 마운틴뷰를 덮쳤다. 위태커가 그동안 구글 직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과 통화 내용이 영장 발부를 위한 증거로 사용됐다. 검찰이 압수한 문서 약 400만장 중엔 창업자 래리 페이지를 포함한 고위층이 불법 광고 영업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증거가 포함돼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검찰이 검색 사이트의 불법 광고를 단속하기 위해 마약 판매망이나 조직폭력배 단속에 주로 활용하던 위장 요원을 쓰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해 수익 379억달러 중 96%가 넘는 365억달러를 광고에서 벌어들였다.
검찰이 위장 요원까지 활용한 불법 광고 단속용 함정수사를 계속 밀어붙이면 구글의 광고 수입은 눈에 띄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글 불법 광고 단속 태스크포스팀은 연방 검사와 식품의약국 직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가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다 구속된 위태커에게서 구글이 불법 광고를 용인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잠복 요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구글 검색 광고를 위한 비용 약 20만달러는 정부가 결제 대금을 내는 신용카드로 지불했다.
수사를 담당한 피터 네론하 연방 검사는 수사 결과에 대해 "검색 엔진 회사가 불법 물건을 파는 회사 광고를 알고도 묵인할 경우 공범으로 취급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초 65년형이었던 위태커의 형량은 검찰에 협력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6년형으로 감형됐다.
[뉴욕=김신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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