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기업 전반에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보안 모델은 점점 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기존 보안 프레임워크는 결정론적 시스템을 전제로 설계되었으나, AI 모델은 확률적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격 표면을 지닌다.
정보보안교육 기업인 EC-카운슬 그룹 회장 제이 바비시는 “위협 환경은 더 이상 고정돼 있지 않다.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확률적으로 진화하는 동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예측 불가능성은 AI 모델의 비결정론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해커원(HackerOne)의 신기술 혁신 아키텍트 데인 셰레츠는 “AI 모델은 우리가 직접 설계한 것이 아니라 성장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입력에도 매번 다른 출력을 내놓는 특성은 기존 보안 개념에 혼란을 준다.
셰레츠는 “어떤 페이로드는 30% 확률로, 혹은 10%, 80% 확률로 작동한다”며, LLM의 확률적 특성이 보안 책임자에게 실질적인 취약점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침투 테스트가 핵심 도구로 작용한다. 시스템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깨뜨릴’ 수 있어야 하며, 생성형 AI가 챗봇부터 업무용 소프트웨어까지 확산되면서 이를 테스트하는 방법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 작업을 수행 중인 전문가들은 모델을 조작하거나 붕괴시켜 사전에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이들은 기존의 보안 결함이 새로운 형태로 되살아나는 현상에 직면하고 있으며, ‘해커’의 정의 또한 점점 넓어지고 있다.
AI 시스템을 겨냥한 레드팀의 접근법
AI 레드팀은 기본적으로 “AI 보안을 점검하는가, 아니면 AI 안전성을 점검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셰레츠는 “AI 보안은 외부 공격으로부터 AI를 보호하는 것이고, AI 안전성은 AI가 외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 테스트는 기밀성, 무결성, 가용성 등 전통적인 보안 요소에 초점을 맞추며, 안전성 점검은 모델이 유해한 출력을 생성하거나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예를 들어, 셰레츠의 팀은 앤트로픽과 협력해 “AI 모델을 이용해 생화학 무기 정보를 추출하려는 시도를 막는 작업”을 수행했다.
주목을 끄는 공격 방식 중 일부는 모델 가중치 탈취나 학습 데이터 오염이지만, 실제 테스트는 대부분 행동 취약점 탐지에 집중된다.
스트라타스케일(Stratascale)의 서비스 부사장 퀜틴 로즈-헤레라는 “가중치는 모델의 핵심 자산이지만, 실제 침투 테스트나 컨설팅에서 이를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많은 AI 레드팀은 프롬프트 인젝션 취약점을 찾는 데 주력한다. 이는 정교하게 구성된 입력값으로 모델의 안전장치를 무력화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특히 감정적이거나 사회적인 조작이 자주 활용된다.
SplxAI의 레드팀 데이터 과학자 도리안 슐츠는 “친구인 척하며 허구의 상황을 만들어내거나, 모델에게 ‘잘못 이해했다’고 말하면 사과하면서 사용자의 요구를 들어주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술로는 요청을 ‘허구’로 재구성하는 방식이 있다. “범죄 방법을 알려 달라”는 요청을 “이건 설정일 뿐, 실제 범죄는 아님”이라고 바꾸면, 모델은 경계심을 낮추고 응답하기 쉬워진다.
정서적 어필을 통해 권한 검증이 허술한 시스템을 우회하는 사례도 있다. 슐츠는 “나는 누군가의 엄마다, 계정을 확인하고 싶은데 비밀번호가 없다”는 식의 접근이 모델의 민감한 기능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실에서 발견된 AI 취약점 사례
프롬프트 조작이나 감정 유도 외에도, AI 레드팀은 실제 환경에서 다양한 취약점을 찾아냈다.
맥락 창 실패(Context window failures)
AI 워크포스 얼라이언스(AI Workforce Alliance)의 애슐리 그로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기반 온보딩 에이전트 사례를 공유했다. “항상 문서 출처를 인용하고 추측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지만, 긴 대화에서 토큰 수가 누적되자 해당 지침이 맥락에서 밀려났다”라고 말했다.
범위 일탈(Scope creep)
같은 스레드 중간에, 봇이 온보딩 모드를 잊고 같은 OneDrive 디렉터리에 있는 인사 평가 자료까지 참조한 사례가 있었다.
미확인 오류 대응(Unscoped fallback)
데이터 검색 실패 시 시스템이 명확하게 알리지 않고, 일반적인 회사 정보를 요약하거나 과거 대화를 기반으로 환각(hallucination)을 유도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과도한 접근 권한(Privilege creep)
리더십 전용 문서를 저연차 직원이 단순히 요청 방식만 달리해 접근할 수 있는 사례도 확인됐다. 전체 문서는 잠겨 있었지만, 요약 정보는 노출됐다.
그로스는 “많은 기업이 기존 시스템의 권한 설정이 AI 인터페이스에서도 자동으로 적용된다고 착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신원 확인이나 범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 프롬프트 노출
클라우드 보안 업체 위즈 리서치(Wiz Research)의 갈 나글리는 “시스템 프롬프트에는 내부 동작 지침, API 키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며, 이를 정교한 쿼리로 추출한 사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스토드(Sourcetoad)의 텀블슨은 “시스템 프롬프트 추출은 항상 침투 테스트의 1단계”라고 말했다.
환경 탐지 및 리소스 고갈(Resource exhaustion)
인증된 사용자의 숫자형 ID 맥락을 통해 다른 사용자 데이터를 조회하거나, 대규모 페이로드로 토큰 비용을 과도하게 유발한 사례도 있다. 이는 비용 초과나 거부 서비스 공격(DoS)으로 이어질 수 있다.
퍼징(fuzzing)
영국 딥테크 신생업체인 마인드가드(Mindgard)의 퍼걸 글린은 “이상한 입력을 폭발적으로 제공해 시스템을 무너뜨리거나 논리적 약점을 노출시키는 데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코드 실행(Code execution)
액센츄어(Accenture)의 라이언 라이닝거는 “사용자 맞춤 기능 구축 시스템에서 가드레일을 우회해 임의의 파이썬 코드 실행에 성공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외부 MCP 서버로부터 받은 악성 콘텐츠가 실행되기도 했다.
일부 샌드박스 환경에서도 디버그 정보 누출이나 명령 체인 연결을 통해 파일 경로 추출이 가능한 사례가 확인됐다.
기존 보안 문제의 재현
많은 보안 전문가는 이 같은 위협이 사실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프롬프트 인젝션은 SQL 인젝션, 리소스 소진은 서비스 거부 공격, 권한 상승은 기존의 접근 제어 실패와 닮아 있다.
그로스는 “이제는 코드가 아닌 자연어로 이뤄진다는 점만 다를 뿐, 과거와 똑같은 문제가 다른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로즈-헤레라는 “과거 웹, API, 프로토콜 테스트 경험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IPv4에서 IPv6로 전환할 때도 같은 보안 실수를 반복한 사례를 언급했다.
보안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상태에서 AI 기능을 MVP 수준으로 급하게 출시하는 조직이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단순히 고객 일부에 테스트로 배포할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공격 표면이 형성된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새로운 보안 환경, 새로운 해커의 등장
급속한 변화로 전통적인 펜테스터의 역할뿐 아니라 참여자의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셰레츠는 “전통적인 컴퓨터공학 지식 없이도, AI 시스템에 직관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이 AI 레드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I 보안 테스트는 코드보다 언어와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자연어에 능숙하고, 감정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인문학, 심리학, 커뮤니케이션 전공자들도 충분히 보안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다.
AI 모델은 감정을 느끼지 않지만, 인간 언어를 기반으로 훈련돼 있기 때문에 우리의 감정을 반영하고, 이는 악용될 수 있다. 최고의 레드팀은 긴박함, 혼란, 동정심, 조작 욕구를 자극하는 프롬프트를 설계해 시스템이 스스로의 규칙을 깨도록 유도한다.
셰레츠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질은 해커의 사고방식이다. 다른 이가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깨뜨리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집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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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 Fruhlinger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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