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민 1.5세대 이규석씨 방한
문신열풍 몰고온 소설 ‘GO’ 국내출간
“브라질 사람들은 가난하다고 해서 불행해하지 않아요. 주말에 이웃과 함께 소박한 음식과 술 한잔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느끼죠. 그들에게 배운 그런 낙천성과 이타주의를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소설을 썼어요.”
2007년 브라질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브라질 교육부가 공립고교 필독서로 지정한 장편소설 ‘고(GO)’의 작가 이규석 씨(필명 닉 페어웰·사진)는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14세 때인 1985년 부모님을 따라 브라질로 이민 간 이민 1.5세대 작가는 상파울루대에서 기계공학과 광고홍보학을 공부하고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직장도 여자친구도 없는 사회 부적응자인 주인공이 음악과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한다는 내용의 이 소설은 브라질에서 청소년들이 책 제목(‘GO’)을 몸에 문신으로 새기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젊기에 고독하고 고민하고, 또 그 고민 때문에 많이 아파하는 제 주변 친구들에게 ‘걱정 말고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쓴 책인데, 훨씬 어린 친구들까지 공감해 준 것 같아요. 한국 독자들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의 방황에는 이민 초기 브라질어(포르투갈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몰라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다. “그런 제게 먼저 다가와 축구를 같이 하자며 손 내밀어 준 브라질 친구 덕분에 저도 마음을 열 수 있었어요. 남을 배려하고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브라질 친구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도 책에 담았습니다.”
클럽 DJ로 생계를 꾸리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답게 이 책에는 퀸이나 이기팝 같은 유명 팝스타의 음악이 여러 곡 등장한다. 국내 독자에게는 낯선 브라질 소설이지만 동시대를 사는 청춘들이 몰입할 여지가 많다.
“한국 청년들은 꽉 짜인 바쁜 삶을 산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정말 좋아하는지는 꼭 찾았으면 해요. 그러면 금전적인 보상이나 사회적 지위에 연연하지 않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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