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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작년 한 해에만 49명' 반복되는 교제살인‥왜 못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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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교제'라는 단어에 '폭력, '살인' 같은 말이 붙는 것 자체가 충격적인데, 문제는 이런 일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겁니다.

교제 살인을 막으려면, 그 전조에 해당하는 교제폭력부터 막아야 하는데요.

지난 국회에서, 별도 처벌 규정을 만드는 법안 발의까지 이뤄졌지만 제대로 된 논의도 거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송재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스무 살 동생을 떠나보낸 지 5개월, 언니는 울분이 가시지 않습니다.

[피해자 언니(음성변조)]
"요새 갑자기 또 꿈에 엄청 자주 나와서 그때 너무너무 생각이 많이 나요. 항상 옆에 당연히 있었는데…"

동생은 지난 6월 집 앞에서 교제한 지 3주 된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그런데 반성은 커녕 "조현병이 있는데 당시 약을 먹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남성의 모습에 가족들은 경악했습니다.

[피해자 언니 (음성변조)]
"'조현병을 앓고 있다'면서 재판장님이 질문할 때 대답 엄청 잘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 우발적이지 않고요. 그냥 사람이 너무 무서워요."

최근 일주일 사이 언론에 난 교제 살인만 3건입니다.

작년 한 해, 교제했던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은 49명, 살해당할 뻔한 여성은 158명에 달합니다.

교제살인의 전조로 여겨지는 교제폭력도 증가 추세여서 지난 2019년, 5만여 건 수준이던 교제폭력 관련 112신고는 올해 9월 이미 6만 4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신고로는 교제폭력을 막진 못합니다.

현재 연인 간 폭행은 형법에 따라 처리되는데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못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선 처벌을 원하자니 보복이 두렵고, 그냥 넘어가면 폭력을 허용한 셈이 됩니다.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친밀성에 기반한 폭력은 피해자의 많은 정보를 가해자가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두려움 속에서 고소를 철회하는 경우, 신고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대단히 많은 거죠."

21대 국회에서 교제폭력을 별도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논의없이 폐기됐습니다.

어떤 시점부터, 또 어떤 관계까지를 교제한 거라고 볼지 기준을 정하기 어려워 혼란을 초래 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선 이미 관계 유형이나 주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제 관계를 정의하고 있어 사법 편의적 관점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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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이지영 송재원 기자(jw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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