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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국방과학연구소 '꽃뱀 몰이'…성폭력 피해자, 회의 중 창밖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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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고 망상이나 착란 겪은 것 아니냐'

'가해자와 피해자가 참 각별한 사이네'

국방과학연구소 징계위원회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심의위원에게 들은 말이라고 합니다.

피해자는 성폭력 사건을 자신의 책임으로 모는 위원의 언행에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껴 창문에서 뛰어내렸고, 척추와 골반 등이 골절됐습니다.

이에 피해자 가족 측은 어제(8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앞서 지난 8월 피해자는 국방과학연구소 동료 직원인 12살 연상 유부남 가해자와 함께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묵는 숙소에 가해자가 침입해 "이렇게 된 김에 그냥 한 번 (같이) 자자"라며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행히 가해자의 범행은 피해자의 완강한 거절로 미수에 그쳤습니다.

피해자는 이를 국방과학연구소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했고, 위원회는 피해자 진술 녹취록과 현장 CCTV 등을 바탕으로 직장 내 성희롱을 인정하여 가해자에게 경징계 처분을 의결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피해자, 국방과학연구소 징계위원회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징계위원들이 성폭력 사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렸다는 겁니다.

피해자 측은 "위원장이 피해자에게 '너 이거 정신과 약 먹는 것 때문에 착란이라든지, 망상이라든지 이런 거 아니냐'라고 했고, 위원 중 한 명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각별한 사이다. 네가 잘못됐다'는 둥 쏘아붙였다"고 했습니다. 이어 "위원들끼리 '(가해자와) 각별한 사이 맞네' 이런 식으로 동조하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가 이에 항의하며 눈물을 쏟자, 징계위원은 '조사에 방해된다'며 다른 방으로 피해자를 퇴장시켰다고 합니다.

이에 피해자는 "조직이 나를 지켜주지 않으면 나도 날 지키지 않겠다"면서 나갔고, 회의실 옆 방에서 창문을 통해 5m 아래로 뛰어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척추, 골반, 손목, 발목이 골절되는 등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피해자 측은 "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나서야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정도로 사건 처리가 지지부진했고, 징계위원이 피해자를 모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가해자를 비롯해 해당 징계위원을 고소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 측은 〈사건반장〉 "징계위원회 발언 사실 여부 등 사건 관련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며 "수사에 잘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사건반장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취재지원 박효정]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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