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24] "살해 의도 없었다"는 최성우…흡연장 CCTV에 잔인함 담겨

아파트 흡연장에서 마주친 이웃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성우의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최성우 측은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CCTV 영상에는 70대 노인을 10분 넘게 폭행해 숨지게 한 후 태연히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나온다.

TV조선 시사프로그램 '사건파일24'가 확보한 CCTV를 보면, 최성우는 지난 8월 20일 저녁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흡연장에서 담배를 피우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피해자에게 다가갔다. 피해자를 넘어뜨리고 얼굴과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은 13분 동안 이어졌다. 이후 최성우는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한 뒤 쓰러진 피해자 옆에서 담배를 피우다 체포됐다. 이번 영상 공개는 재판부가 피해자 측이 요청한 CCTV 영상 복사를 이례적으로 허가하면서 이뤄졌다.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두경부 손상. 머리와 얼굴 뼈가 부서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최성우는 피해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희롱하고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이라고 조사됐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이사를 온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범행이 잔인하고 피해가 중대하다고 보고 최성우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하지만 최성우 측은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태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최성우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까지는 없었다"며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변론을 펼쳤다. 아울러 변호인은 최성우가 구치소에서 심한 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강조하며 양형에 참작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남언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빈센트)는 "피해자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만큼 강력한 엄벌이 최고의 예방"이라며 "극악한 살인범죄에 상응하는 법적 정의 실현은 사형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또 "살인에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이유로 상해치라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유족들에게 2차 가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유족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잔혹하고 극악무도한 범죄를 그새 잊었는지 뻔뻔한 태도를 보여 더욱 가슴깊이 고통받고 상처받고 있다"며 "아버지를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살해한 최성우에게 법정최고형이 선고되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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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gowithyo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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