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휘젓는 '멧돼지'‥"짝짓기·먹이 활동 탓"

◀ 앵커 ▶

최근 대전과 당진 등 도심에서 야생 멧돼지 출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을철 산속 먹이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짝짓기 시기를 앞둔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갑자기 맞닥뜨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김태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남 당진의 한 산업단지.

열화상 카메라에 하얗게 보이는 맷돼지 4마리가 공장 배수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멧돼지가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은 경비원은 곧바로 신고했습니다.

[권찬극/공장 경비원]
"나는 '고라니는 봤는데 멧돼지는 못 봤다'라고 했더니 멧돼지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119에 신고했어요."

소방당국은 엽사와 드론 등을 투입해 2시간 만에 멧돼지 2마리를 잡았습니다.

또한 같은 날 대전시 낭월동에서도 맷돼지 4마리가 출몰했고, 그보다 이틀 전 경남 양산에선 멧돼지가 지하철역까지 내려와 30대 남성이 팔을 물리는 등 다쳤습니다.

가을철 들어 멧돼지 출몰이 잦아지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과 11월 소방당국의 전국 멧돼지 포획 활동은 333건으로, 한해 전체의 32%에 육박했습니다.

짝짓기 시기를 앞두고 먹이활동이 왕성해진 데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한 엽사들의 포획 활동이 많아지면서, 멧돼지들이 이를 피해 도심으로 내려오고 있는 겁니다.

[박종선/전국야생생물관리협회 엽사]
"멧돼지들이 많이 늘어나서 활동량이 너무 넓지. 산에는 먹을 게 없어. 집 근처 이런 데가 먹을 게 많으니까 내려오는 거죠."

소방당국은 멧돼지는 공격성이 강한 맹수인 만큼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준우/당진소방서 석문119안전센터 부센터장]
"(멧돼지는) 시력이 약하고 청각과 후각이 발달해서 공격하는 습성이 있거든요. 사람이 움직인다든지 뒤를 보인다든지 하면 멧돼지를 오히려 더 자극하게 됩니다."

또한 멧돼지를 만난다면 정면을 응시하면서 주변 나무 등 지형, 지물에 숨어 자극시키지 말고,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뒤 1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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