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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낡은 전선·열린 방화문‥"경보도 바로 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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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8월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가 에어컨의 낡은 전선에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위험하다는 지적에도 전선이 방치됐고, 열린 방화문이 피해를 키운 전형적인 인재 사고로 드러났습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은 810호 객실에서 시작됐습니다.

객실 안 에어컨 낡은 전선이 화재 원인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전 객실의 에어컨은 교체됐는데, 영업 지장 등을 우려해 전선을 바꾸지 않은 겁니다.

에어컨 수리기사가 배선 문제를 여러 번 지적했는데도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종민/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에어컨 수리기사가 전기 배선의 문제를 수차례 권고하였음에도, 장기간의 결선 부위 불안정, 접촉과 저항 증가로 인하여 이번 화재가 발생한…"

불이 난 객실문이 열린 상태라 불은 빠르게 번졌습니다.

객실문 자체는 방화 성능이 좋은 '갑종 방화문'이었지만, 열려 있는 탓에 불길을 막지 못했습니다.

설계도상에는 열린 문을 저절로 닫는 도어클로저가 표시돼 있는데, 실제로는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불이 난 층 비상구 방화문까지 열려 있었습니다.

[김종민/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방화문에) 생수로 받침대를 해놓았습니다. 청소라든가 아니면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서 문을 열어 놓은 것 같습니다."

결국 희생자 6명이 묵고 있던 층을 화재 발생 1분 만에 대피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고, 불길이 비상구를 지나 계단을 타고 번지면서 윗층에서도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화재 발생 직후 경보기가 작동했지만 호텔 직원이 8초 만에 바로 끈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직원은 불이 난 걸 확인 한 후 다시 경보기를 틀었지만, 2분여가 지나 대피할 골든타임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경보기만 울렸다면 5명 정도는 탈출 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호텔 소유주와 운영자, 관리인 등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다만 소방이 설치한 안전매트가 뒤집어져 2명이 사망한 데 대해서는 매트 설치 장소가 기울어져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며 소방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망자 유족들은 에어매트가 부실하게 설치되는 등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소방에 책임이 없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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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j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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