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토론 해리스 대승, 다만 판세에 큰 영향 있진 않아
- 해리스의 '미끼', 트럼프 흥분시켜 문제점 부각 성공
- 美 대중은 양 후보 정책 못 들어 아쉽다는 평가도
- 해리스 '알파여성' 전략, 악수 적극 청하며 허 찔러
- "개·고양이 먹어" 트럼프 발언, 미국판 일베 같단 평가
- 음모론, 중도층에 안 좋지만 트럼프 원래 그런 이미지
- 테일러 스위프트, 해리스 공개 지지? 젊은 여성에 영향
- 토론, 대세에 영향 작아...변수는 샤이트럼프·젊은 남성
- 승부예측 어려워…해리스에 유리한 사인 몇 개 있다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4년 9월 12일 (목)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국승민 미국 미시건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김태현 :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미국 대선후보들의 TV 토론이 어제 열렸습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면충돌해서 미국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미국 현지 연결해서 이야기를 좀 들어보도록 하지요. 국승민 미시건주립대 정치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국승민 : 안녕하세요.
▷김태현 : 교수님, 어제 100분간의 설전이 있었는데요. 일단 단도직입적으로요.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누가 이긴 토론이었습니까?
▶국승민 : 해리스가 크게 이긴 토론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해리스가 편하게 앞서나갈 정도로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국승민 : 저는 해리스라는 후보를 봤을 때 굉장히 특징이 뭐냐 하면 토론에 있어서 공격을 굉장히 잘하고 방어를 잘 못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고 봤거든요.
▷김태현 : 해리스가요?
▶국승민 : 네. 그런데 자신한테 불리한 질문들이 들어왔을 때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고 피해가는 모습들을 처음에 보인 것도 그런 면모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격을 하기 위해서 이러한 미끼들을 잘 던진 것 같아요. 특히 자기한테 불리한 이슈, 대표적으로 이민 이슈가 나왔을 때 이민 이슈를 살짝 언급하고 난 다음에 바로 트럼프 집회의 군중 사이즈나 지루함을 언급하니까 바로 트럼프가 거기에 대해서 발끈하면서 이민문제에 대해서 공격을 하기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섞어하면서 해리스가 더 이상 방어할 필요가 없어지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국승민 : 그렇지요. 그러고 거기에 하나 더해서 원래부터 해리스 캠프에서 철저히 미끼를 던지는 전략을 쓴다고 예전부터 얘기를 했었어요.
▷김태현 : 그 얘기는 트럼프를 좀 흥분시켜라 뭐 이런 전략이었던 건가요?
▶국승민 : 그렇지요. 트럼프를 흥분시킴으로써, 원래 이 토론에서 가장 중요했던 게 뭐였냐 하면 토론의 주제랑 초점이 바이든-해리스 실정이냐 아니면 트럼프에 대한 어떤 문제점을 부각시키느냐인데요. 자연스럽게 트럼프가 자신의 분노와 자신에 대한 얘기를 자꾸 강조함으로써 모든 주제, 그러니까 토론의 주제가 트럼프를 위주로 돌아가게 됐지요.
▶국승민 : 꼭 그런 지난 토론을 얘기하는 건 아닌데 이번 선거가 해리스한테 가장 어려운 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기가 없기 때문에 바이든과 해리스를 같은 편이라고 엮어놓고 해리스도 같이 실정을 했다라고 몰아붙이면 그러면 유권자들도 해리스가 다시 집권하면 계속 문제가 지속될 것이다 하고 볼 것인데요. 문제는 사람들이 4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많이 까먹은 상태라 해리스 캠페인에서는 트럼프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게 가장 중요했는데, 그래서 어떻게 보면 트럼프를 발끈시킴으로써 트럼프의 문제점을 계속 부각시키는 게 해리스 캠페인의 전략이었던 거지요.
▷김태현 : 지난번 토론에서는 사실은 트럼프는 굉장히 여유 있게 얘기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워낙 건강문제, 고령문제 이런 것을 노출해서 화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한 것으로 보였잖아요. 그런데 교수님, 어제는 사실은 좀 반대였단 말이에요. 해리스는 여유 있고 트럼프는 굉장히 발끈하는 모습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앞서도 교수님이 말씀을 하셨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뭔가 정책적으로 좀 심각한 얘기들, 깊은 얘기들 나오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것 아니냐 이런 평가들이 좀 있던데요.
▶국승민 : 그렇지 않아도 제가 방금 수업을 마치고 처음 학생들이랑 얘기를 했는데요. 학생들이 토론에 대해서 얘기를 해달라고 하니까 가장 먼저 얘기한 게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의 정책을 듣고 싶었는데 듣지 못해서 아쉽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해리스 입장에서는 토론목표가 한 서너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로 자기가 대통령감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을 한 것 같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 심판론을 억누르고 자신이 급진좌파라는 비판에 대한 반박을 하는 게 중요했는데, 화제를 트럼프로 돌리면서 그것도 성공했는데요.
▶국승민 : 마지막으로 해야 되는 게 자기를 알리는 거였거든요. 사실 지금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게 아직 해리스를 잘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해리스가 트럼프한테 관심을 주는 것은 성공했지만 자기를 알릴 기회는 적었던 것 같고, 특히 정책을 알릴 기회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김태현 : 해리스만의 브랜드를 유권자들한테 각인시키지 못했다 뭐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교수님, 어제 보니까 토론회 처음 시작할 때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한테 다가가서 여유 있게 악수를 청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지못해 하는 모습들 이런 게 연출이 됐잖아요. 그러고 토론 내내 뭔가 해리스 부통령은 굉장히 여유 있게 웃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쳐다보면서 얘기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쪽으로는 전혀 눈길을 안 주고 앞만 보고 얘기하더라고요. 이건 양 캠프의 전략이었던 겁니까, 뭡니까?
▶국승민 : 저는 둘 다 전략이 있었던 것 같고요. 첫 번째로 해리스 쪽에서는 일종의 요약하자면 알파여성 전략이었다고 하는데요.
▷김태현 : 알파여성이요?
▶국승민 : 네. 그러니까 트럼프 이미지 자체가 워낙 남성성이 강한 이미지를 가지다 보니까 그런 것을 어떻게 보면 역전시키기 위해서 직접 가서 악수하는 모습에서 압도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또 하나는 트럼프는 원래 악수를 안 하기로 유명하거든요.
▷김태현 : 그래요?
▶국승민 : 그렇기 때문에 악수를 안 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가서 악수를 하면 허를 찌르는 모양새도 보일 수가 있어서요. 그런 어떻게 보면 고도의 악수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계산에서 약간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요. 그러고 또한 굉장히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다가간 것 같아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앞서 교수님이 그런 말씀해 주셨잖아요. 해리스가 사실은 정책적으로 불리한 부분 중에 하나가 이민자 문제다. 그런데 어제 이민자 얘기 나올 때 트럼프가 이 스프링필드에서는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어 뭐 이런 발언을 하니까 해리스가 굉장히 황당한 표정을 짓고, 이것을 ABC 방송의 앵커들이 바로 팩트체크를 해서 그건 팩트가 아닙니다 이렇게 바로잡아줬거든요. 어제 개와 고양이 이 논란에 대해서 현지에서는 반응이 어떻던가요?
▶국승민 : 이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게 한 2, 3일 전부터인데요.
▷김태현 : 벌써 얘기가 된 거예요, 이게?
▶국승민 : 네, 조금 됐습니다. 온라인에서 이런 약간 음모론 비슷한 게 나오기 시작했고, 트위터에서 JD 밴스 부통령 후보가 그걸 알리고 그러면서 이미 논쟁이 좀 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 얘기 된 것 자체가 확인도 되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인터넷에 굉장히 소수만 얘기했던 것을 트럼프가 그걸 굳이 꺼내서 이야기한 것 자체가. 미국에서 누가 어떤 표현을 썼냐 하면 포챈(4chan)이 현실에 나온 것 같다. 포챈이 뭐냐 하면 미국의 일베 같은 웹사이트거든요. 그런데 이런 미국의 일베 같은 웹사이트가 현실에 등장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평가를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해리스한테 자꾸 미끼를 낚이면서 평정심을 잃다 보니까 그런 조금 더 극단적인 음모론을 얘기하는 실수를 보여줬던 것 같아요.
▷김태현 : 그러면 아직 표심이 정해지지 않은 중도층 유권자들한테는 이게 불리하게 작용될까요, 트럼프 입장에서는?
▶국승민 :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믿기 어려운 문제인 데다가 팩트체크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중도층이 봤을 때는 안 좋게 보였을 것이고요. 그런데 그나마 트럼프에게 다행인 상황인 거는 트럼프는 원래 그렇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김태현 : 그래요?
▶국승민 : 사실 이번 선거 자체는 사람들이 트럼프는 굉장히 잘 알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공격이 어떻게 보면 좀 큰, 어떻게 보면 아주 큰 피해는 안 입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트럼프에 대한 판단은 이미 유권자들이 내려놓고 있는 상태다 뭐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국승민 : 그렇지요.
▷김태현 : 교수님,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결국 북핵문제인데 어제 보니까 김정은에 대해서 트럼프는 북한, 중국, 러시아가 나를 두려워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요. 해리스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독재자를 존경한다 뭐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대북관에 차이가 좀 보여진 것 같은데요.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서 북에 대한 어떤 정책들이 많이 달라질까요?
▶국승민 : 만약에 해리스가 당선되면 바이든 행정부랑 굉장히 비슷한 정책을 구사할 것 같고요. 해리스가 한 비판이 바이든이 평소에 하던 트럼프 비판과 굉장히 유사하거든요, 지금 특히 대외관계에 있어서는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선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에 반해서 트럼프는 거의 모든 집회, 자기 정치연설에서 김정은과 편지를 나눈 사실을 언제나 강조를 했기 때문에 실제 대통령이 되면 북한의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대통령이 만나는 그런 기회를 앞으로도 만들어갈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어제 TV 토론회 끝나고 세계적인 팝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가 나는 해리스를 지지한다 이렇게 장문의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를 지지한 것이 미국 대선에서 뭔가 파급력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국승민 :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어제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린 인스타그램에 투표등록 링크를 올렸거든요. 그런데 그 투표등록 링크를 클릭한 사람 숫자를 보니까 30만 명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파급력이 있어서 이렇게 뉴스가 된 것 같고요.
▷김태현 : 네.
▶국승민 :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젊은 여성들은 원래부터 이미 해리스 지지가 상당했는데 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런 지지가 어떻게 보면 젊은 여성들을 더더욱 투표를 독려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겠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어제 TV 토론회에서는 해리스가 이겼다라는 평가가 미국에서는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게 과연 본선까지 연결돼서 본선에서도 해리스가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느냐, 아니면 아직 변수가 남아 있느냐. 어느 쪽입니까?
▶국승민 : 절대 승기를 잡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민주당이나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미 마음을 많이 정한 상태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는 대세는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리스한테 상승세가 지금 요새 꺾여가던 시점이었는데 토론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보고요.
▷김태현 : 네.
▶국승민 : 결국에는 저는 변수가 훨씬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미국 정치 전문가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게 지금 안 잡히는 숨은 트럼프 표가 얼마나 있는지 그걸 지금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서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김태현 : 샤이 트럼프요?
▶국승민 : 네. 더 하나의 큰 문제는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으면 선거결과가 정말 끝까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하나 있고요.
▷김태현 : 네.
▶국승민 : 또 하나의 변수는 젊은 남성이 얼마큼 트럼프를 지지하고 그리고 또 투표하러 나올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최근 10년 이상 젊은 남성들이 민주당 지지성향이었는데 최근에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트럼프가 지금 굉장히 꾸준하게 젊은 남성들한테 지지를 호소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젊은 남성들은 여론조사로 안 잡히기 때문에 끝까지 물음표로,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까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마지막 질문인데요. 짧게 답만 말씀해 주세요. 당장 내일 투표하면 누가 이길 것 같습니까?
▶국승민 : 50 대 50, 절대로 알 수 없다. 이걸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입니다.
▷김태현 : 그래도 교수님 개인 예상은 있으실 것 아니에요. 없으세요?
▶국승민 : 정말 솔직하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그렇기는 하지만 몇 가지 저는 최근 돌아가는 어떤 여론조사 사인이나 그런 걸 보면 해리스한테 유리한... 그러니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사인들이 몇 개 있지 않나. 그래서 조심스럽게 굳이 저한테 50 대 50에서 1을 더 넣으라 그러면 해리스한테 하겠지만, 이 결과를 누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진짜 거짓말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현지에 있는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국승민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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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일러 스위프트, 해리스 공개 지지? 젊은 여성에 영향
- 토론, 대세에 영향 작아...변수는 샤이트럼프·젊은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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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국승민 미국 미시건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김태현 :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미국 대선후보들의 TV 토론이 어제 열렸습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면충돌해서 미국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미국 현지 연결해서 이야기를 좀 들어보도록 하지요. 국승민 미시건주립대 정치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국승민 : 안녕하세요.
▷김태현 : 교수님, 어제 100분간의 설전이 있었는데요. 일단 단도직입적으로요.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누가 이긴 토론이었습니까?
▶국승민 : 해리스가 크게 이긴 토론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해리스가 편하게 앞서나갈 정도로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그러면 하나씩 보지요. 미국 CNN의 헤드라인이 이렇게 뽑혔더라고요.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미끼를 던졌다' 이렇게 CNN에서 평가를 했던데요. 이게 정확히 어떤 의미입니까?
▶국승민 : 저는 해리스라는 후보를 봤을 때 굉장히 특징이 뭐냐 하면 토론에 있어서 공격을 굉장히 잘하고 방어를 잘 못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고 봤거든요.
▷김태현 : 해리스가요?
▶국승민 : 네. 그런데 자신한테 불리한 질문들이 들어왔을 때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고 피해가는 모습들을 처음에 보인 것도 그런 면모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격을 하기 위해서 이러한 미끼들을 잘 던진 것 같아요. 특히 자기한테 불리한 이슈, 대표적으로 이민 이슈가 나왔을 때 이민 이슈를 살짝 언급하고 난 다음에 바로 트럼프 집회의 군중 사이즈나 지루함을 언급하니까 바로 트럼프가 거기에 대해서 발끈하면서 이민문제에 대해서 공격을 하기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섞어하면서 해리스가 더 이상 방어할 필요가 없어지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김태현 : 그래요? 해리스는 공격이 최소한의 방어다 뭐 이런 전략이었나 보네요?
▶국승민 : 그렇지요. 그러고 거기에 하나 더해서 원래부터 해리스 캠프에서 철저히 미끼를 던지는 전략을 쓴다고 예전부터 얘기를 했었어요.
▷김태현 : 그 얘기는 트럼프를 좀 흥분시켜라 뭐 이런 전략이었던 건가요?
▶국승민 : 그렇지요. 트럼프를 흥분시킴으로써, 원래 이 토론에서 가장 중요했던 게 뭐였냐 하면 토론의 주제랑 초점이 바이든-해리스 실정이냐 아니면 트럼프에 대한 어떤 문제점을 부각시키느냐인데요. 자연스럽게 트럼프가 자신의 분노와 자신에 대한 얘기를 자꾸 강조함으로써 모든 주제, 그러니까 토론의 주제가 트럼프를 위주로 돌아가게 됐지요.
▷김태현 : 그러면 교수님, 트럼프 측에서는 사실 지난번에 바이든 대통령하고의 토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승이다 이런 평가가 있었잖아요. 그러면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해리스를 바이든하고 등치시키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됐다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국승민 : 꼭 그런 지난 토론을 얘기하는 건 아닌데 이번 선거가 해리스한테 가장 어려운 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기가 없기 때문에 바이든과 해리스를 같은 편이라고 엮어놓고 해리스도 같이 실정을 했다라고 몰아붙이면 그러면 유권자들도 해리스가 다시 집권하면 계속 문제가 지속될 것이다 하고 볼 것인데요. 문제는 사람들이 4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많이 까먹은 상태라 해리스 캠페인에서는 트럼프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게 가장 중요했는데, 그래서 어떻게 보면 트럼프를 발끈시킴으로써 트럼프의 문제점을 계속 부각시키는 게 해리스 캠페인의 전략이었던 거지요.
▷김태현 : 지난번 토론에서는 사실은 트럼프는 굉장히 여유 있게 얘기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워낙 건강문제, 고령문제 이런 것을 노출해서 화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한 것으로 보였잖아요. 그런데 교수님, 어제는 사실은 좀 반대였단 말이에요. 해리스는 여유 있고 트럼프는 굉장히 발끈하는 모습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앞서도 교수님이 말씀을 하셨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뭔가 정책적으로 좀 심각한 얘기들, 깊은 얘기들 나오면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것 아니냐 이런 평가들이 좀 있던데요.
▶국승민 : 그렇지 않아도 제가 방금 수업을 마치고 처음 학생들이랑 얘기를 했는데요. 학생들이 토론에 대해서 얘기를 해달라고 하니까 가장 먼저 얘기한 게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의 정책을 듣고 싶었는데 듣지 못해서 아쉽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해리스 입장에서는 토론목표가 한 서너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로 자기가 대통령감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을 한 것 같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 심판론을 억누르고 자신이 급진좌파라는 비판에 대한 반박을 하는 게 중요했는데, 화제를 트럼프로 돌리면서 그것도 성공했는데요.
▷김태현 : 네.
▶국승민 : 마지막으로 해야 되는 게 자기를 알리는 거였거든요. 사실 지금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게 아직 해리스를 잘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해리스가 트럼프한테 관심을 주는 것은 성공했지만 자기를 알릴 기회는 적었던 것 같고, 특히 정책을 알릴 기회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김태현 : 해리스만의 브랜드를 유권자들한테 각인시키지 못했다 뭐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교수님, 어제 보니까 토론회 처음 시작할 때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한테 다가가서 여유 있게 악수를 청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지못해 하는 모습들 이런 게 연출이 됐잖아요. 그러고 토론 내내 뭔가 해리스 부통령은 굉장히 여유 있게 웃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쳐다보면서 얘기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쪽으로는 전혀 눈길을 안 주고 앞만 보고 얘기하더라고요. 이건 양 캠프의 전략이었던 겁니까, 뭡니까?
▶국승민 : 저는 둘 다 전략이 있었던 것 같고요. 첫 번째로 해리스 쪽에서는 일종의 요약하자면 알파여성 전략이었다고 하는데요.
▷김태현 : 알파여성이요?
▶국승민 : 네. 그러니까 트럼프 이미지 자체가 워낙 남성성이 강한 이미지를 가지다 보니까 그런 것을 어떻게 보면 역전시키기 위해서 직접 가서 악수하는 모습에서 압도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또 하나는 트럼프는 원래 악수를 안 하기로 유명하거든요.
▷김태현 : 그래요?
▶국승민 : 그렇기 때문에 악수를 안 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가서 악수를 하면 허를 찌르는 모양새도 보일 수가 있어서요. 그런 어떻게 보면 고도의 악수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계산에서 약간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요. 그러고 또한 굉장히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다가간 것 같아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앞서 교수님이 그런 말씀해 주셨잖아요. 해리스가 사실은 정책적으로 불리한 부분 중에 하나가 이민자 문제다. 그런데 어제 이민자 얘기 나올 때 트럼프가 이 스프링필드에서는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어 뭐 이런 발언을 하니까 해리스가 굉장히 황당한 표정을 짓고, 이것을 ABC 방송의 앵커들이 바로 팩트체크를 해서 그건 팩트가 아닙니다 이렇게 바로잡아줬거든요. 어제 개와 고양이 이 논란에 대해서 현지에서는 반응이 어떻던가요?
▶국승민 : 이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게 한 2, 3일 전부터인데요.
▷김태현 : 벌써 얘기가 된 거예요, 이게?
▶국승민 : 네, 조금 됐습니다. 온라인에서 이런 약간 음모론 비슷한 게 나오기 시작했고, 트위터에서 JD 밴스 부통령 후보가 그걸 알리고 그러면서 이미 논쟁이 좀 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 얘기 된 것 자체가 확인도 되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인터넷에 굉장히 소수만 얘기했던 것을 트럼프가 그걸 굳이 꺼내서 이야기한 것 자체가. 미국에서 누가 어떤 표현을 썼냐 하면 포챈(4chan)이 현실에 나온 것 같다. 포챈이 뭐냐 하면 미국의 일베 같은 웹사이트거든요. 그런데 이런 미국의 일베 같은 웹사이트가 현실에 등장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평가를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해리스한테 자꾸 미끼를 낚이면서 평정심을 잃다 보니까 그런 조금 더 극단적인 음모론을 얘기하는 실수를 보여줬던 것 같아요.
▷김태현 : 그러면 아직 표심이 정해지지 않은 중도층 유권자들한테는 이게 불리하게 작용될까요, 트럼프 입장에서는?
▶국승민 :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믿기 어려운 문제인 데다가 팩트체크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중도층이 봤을 때는 안 좋게 보였을 것이고요. 그런데 그나마 트럼프에게 다행인 상황인 거는 트럼프는 원래 그렇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김태현 : 그래요?
▶국승민 : 사실 이번 선거 자체는 사람들이 트럼프는 굉장히 잘 알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공격이 어떻게 보면 좀 큰, 어떻게 보면 아주 큰 피해는 안 입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트럼프에 대한 판단은 이미 유권자들이 내려놓고 있는 상태다 뭐 이런 말씀이신 것 같아요.
▶국승민 : 그렇지요.
▷김태현 : 교수님,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결국 북핵문제인데 어제 보니까 김정은에 대해서 트럼프는 북한, 중국, 러시아가 나를 두려워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요. 해리스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독재자를 존경한다 뭐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대북관에 차이가 좀 보여진 것 같은데요.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서 북에 대한 어떤 정책들이 많이 달라질까요?
▶국승민 : 만약에 해리스가 당선되면 바이든 행정부랑 굉장히 비슷한 정책을 구사할 것 같고요. 해리스가 한 비판이 바이든이 평소에 하던 트럼프 비판과 굉장히 유사하거든요, 지금 특히 대외관계에 있어서는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선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에 반해서 트럼프는 거의 모든 집회, 자기 정치연설에서 김정은과 편지를 나눈 사실을 언제나 강조를 했기 때문에 실제 대통령이 되면 북한의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대통령이 만나는 그런 기회를 앞으로도 만들어갈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어제 TV 토론회 끝나고 세계적인 팝스타인 테일러 스위프트가 나는 해리스를 지지한다 이렇게 장문의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를 지지한 것이 미국 대선에서 뭔가 파급력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국승민 :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어제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린 인스타그램에 투표등록 링크를 올렸거든요. 그런데 그 투표등록 링크를 클릭한 사람 숫자를 보니까 30만 명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파급력이 있어서 이렇게 뉴스가 된 것 같고요.
▷김태현 : 네.
▶국승민 :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젊은 여성들은 원래부터 이미 해리스 지지가 상당했는데 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런 지지가 어떻게 보면 젊은 여성들을 더더욱 투표를 독려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겠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어제 TV 토론회에서는 해리스가 이겼다라는 평가가 미국에서는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게 과연 본선까지 연결돼서 본선에서도 해리스가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느냐, 아니면 아직 변수가 남아 있느냐. 어느 쪽입니까?
▶국승민 : 절대 승기를 잡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민주당이나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미 마음을 많이 정한 상태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는 대세는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해리스한테 상승세가 지금 요새 꺾여가던 시점이었는데 토론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보고요.
▷김태현 : 네.
▶국승민 : 결국에는 저는 변수가 훨씬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미국 정치 전문가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게 지금 안 잡히는 숨은 트럼프 표가 얼마나 있는지 그걸 지금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서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김태현 : 샤이 트럼프요?
▶국승민 : 네. 더 하나의 큰 문제는 여론조사가 정확하지 않으면 선거결과가 정말 끝까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하나 있고요.
▷김태현 : 네.
▶국승민 : 또 하나의 변수는 젊은 남성이 얼마큼 트럼프를 지지하고 그리고 또 투표하러 나올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최근 10년 이상 젊은 남성들이 민주당 지지성향이었는데 최근에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트럼프가 지금 굉장히 꾸준하게 젊은 남성들한테 지지를 호소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젊은 남성들은 여론조사로 안 잡히기 때문에 끝까지 물음표로,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까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마지막 질문인데요. 짧게 답만 말씀해 주세요. 당장 내일 투표하면 누가 이길 것 같습니까?
▶국승민 : 50 대 50, 절대로 알 수 없다. 이걸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입니다.
▷김태현 : 그래도 교수님 개인 예상은 있으실 것 아니에요. 없으세요?
▶국승민 : 정말 솔직하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그렇기는 하지만 몇 가지 저는 최근 돌아가는 어떤 여론조사 사인이나 그런 걸 보면 해리스한테 유리한... 그러니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사인들이 몇 개 있지 않나. 그래서 조심스럽게 굳이 저한테 50 대 50에서 1을 더 넣으라 그러면 해리스한테 하겠지만, 이 결과를 누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진짜 거짓말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현지에 있는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국승민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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