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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학교 앞 '이완용 비석'‥설치 일주일만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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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을사오적 이완용의 생가 터에 세운 비석 하나가 논란 끝에 철거됐습니다.

친일 행각을 경계한다는 취지의 비석이었지만, 좋은 일을 기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송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교 앞.

'이완용 생가 터'라고 쓰인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가로 75, 세로 112센터미터 크기.

매국노 이완용의 출생지와 가문 등 간략한 경력과 함께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되어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엄청난 재산을 축적했다'는 친일 행각이 적혀 있습니다.

성남문화원이 25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3일 설치한 비석입니다.

[성남문화원 관계자 (음성변조)]
"후세들이 그걸 보면서 교육적인 그런 효과를‥친일 행적을 분명히 밝히는 쪽으로 그렇게 비문이 작성이 된 거죠."

하지만 시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친일 행적을 비판하고 경계한다기보단 뭔가 긍정적으로 알리는 기념비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전지근/인근 주민]
"며칠 전에 작업을 하는 건 알고는 있었는데 매국노 이완용 비석인 줄은 몰랐습니다. 무슨 축하할 일이 그렇게 없어서‥"

특히 비석이 설치된 곳은 어린이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었습니다.

비석 인근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행정복지센터가 있고 그 맞은편에 바로 어린이집이 위치해 있습니다.

[초등 2년생 학부모]
"아이들이 하교할 때 그걸 다 한 마디 한 마디씩 읽더라고요‥그걸 모르고 읽어나가는 친구들이 있어서 조금 걱정되더라고요."

성남문화원 홈페이지에도 세금낭비라고 비판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결국 문화원 측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미흡했다'며 비석을 철거했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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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원 기자(jw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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