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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재명 체포안' 가결…민주, 대혼돈 속 분열 가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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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총력 부결 호소에도 반란표 결집…친명·비명 계파 갈등 악화 전망

구속시 '이재명 체제' 붕괴 위기…영장 기각돼도 정치적 입지 축소될 듯

연합뉴스

심각해진 민주당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9.21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민주당은 대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가 나서서 부결을 총력 호소했고 표결 전 이 대표의 '통합적 당 운영' 메시지에도 당내 '반란표'가 결집했다는 점에서 거대한 후폭풍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이미 '심리적 분당(分黨) 상태'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극심했던 당내 계파 갈등은 이 대표가 지난달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하면서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장기간 단식에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고조되면서 친명(친이명계)계를 중심으로 '체포안 부결' 기대감도 높아져 갔다.

애초 '방탄 정당' 우려에도 내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체포안 부결로 당의 분열을 막는 게 최우선 과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관측이 친명계를 중심으로 퍼졌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구구절절 반박하며 부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는 표결 당일인 이날 자신을 찾아온 박광온 원내대표와 '통합적 당 운영을 위한 기구 구성'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박 원내대표는 이를 담보로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부결을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설득을 위한 최후의 카드라는 평가가 나왔다.

친명계 노력에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결국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비명계의 목소리가 결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슬아슬 부결'로 결론이 난 1차 체포동의안 때보다 비명계는 더욱 결집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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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이로써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게 됐다.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표결한 결과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지난 2월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때는 '가'가 139표로 가결 정족수에 10표가 모자랐다.

이번 표결에선 149표의 가결표가 나와 가결정족수(148표)를 충족했다.

결국 민주당에서 1차 때보다 더 많은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가 전날 직접 부결을 호소한 것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하며 이탈표가 늘었다는 관측이 있다.

이 대표가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을 했으나 전날 돌연 약속을 번복해 비명계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친명계와 비명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친명계는 이번 사태의 책임론을 들어 비난 공세에 나서고 비명계는 '체포안 가결' 기세를 몰아 '이 대표 사퇴론' 공세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릴 태세다.

애초 부결을 위해 비명계 설득에 기울였던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됐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는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몹시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많이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부결을 호소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용기 의원은 페이스북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생각보다 더 큰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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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2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은 박광온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23.9.21 [국회사진기자단] photo@yna.co.kr



반면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통해서 엄청난 변화를 시작해야 하니까 (앞으로) 잘하면 좋은 것"이라며 "당이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혼란의 변곡점은 내주로 예상되는 영장실질심사로 전망된다.

만약,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이재명 체제'는 비명계의 사퇴 압박 속에 그야말로 붕괴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다.

반대로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다면 이 대표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해 당내 수습에 진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입은 정치적 타격이 작지 않기에 당내 입지가 예전만 못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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