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부동산 투자 관심은 늘고 있지만, 섣불리 투자해선 곤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제안 노선도. 경기도 제공 |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일부 역사가 사실상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성남·용인권 역사 2곳을 우선 결정하고, 경기도와 성남시·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국토부에 따르면 성남역과 용인역은 각각 2개, 5개 후보 역사 중 ▲사업비 ▲이용 수요 ▲환승 연계 ▲역간 거리 ▲지자체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우선 성남역은 분당선 이매역과 신분당선 판교역 중간 지점인 분당~수서 고속화도로 하부에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역은 성남~여주 복선전철과 환승 통로로 연결된다. 당초 신분당선, 분당선과 환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환승 거리가 길다는 이유로 전면 백지화됐다. 예상 사업비는 381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하루 1만3000여명의 승객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용인역은 분당선 구성역 서쪽 지점으로 정해졌다. 용인역은 사업비가 1340억원으로 성남역에 비해 3분의 1가량으로 적지만 승객 수요는 성남역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부는 이번에 2개 역만 우선 결정한 이유로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37.8㎞ 구간 중 일부가 수서~평택 수도권 고속철도(KTX) 노선과 겹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X 공사는 2011년 착공돼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때문에 서둘러 2개 역사부터 지정했다. 앞으로 2개 역사 위치는 KTX 기본계획 변경과 삼성~동탄 GTX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일수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성남역과 용인역 지정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인근 부동산에도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며 “두 역사 모두 분당 지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분당 집값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당 주택 가격은 2008년 하반기 이후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겪어왔다. 2010년 말 이후 전셋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매매 시장은 침체가 계속됐다. 그러다 지난 5월 이후 정부의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안이 발표되고 취득세 감면 혜택이 이어지면서 매매 시장에도 일부 반등이 있었다.
그렇다면 분당과 판교에 걸쳐 있는 성남역 주변은 앞으로도 계속 집값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성남역은 분당선 이매역(성남아트센터)과 신분당선 판교역(판교테크노밸리)의 중간에 위치한다. 분당과 판교는 동일 행정구역 내에 있지만 분당~수서 고속도로로 인해 외형적으로 분리된 구역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GTX 예정역이 이매동 선경아파트와 판교동 금호아파트 사이의 고속도로 하부에 건설될 것으로 예정되면서 주변 지역 아파트 단지에 대한 관심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팀장은 “그동안 잠잠했던 이매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또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권 형성은 기존 상황에서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판교역 일대 알파돔시티뿐 아니라 다양한 근린생활시설들이 속속 입주를 시작하고 있어 상권은 판교역 일대로 쏠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GTX 이용객이 신분당선 이용객에 비해 적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GTX 관련 주변 교통여건을 좀 더 합리적으로 감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가장 아쉬운 점은 GTX역과 기존의 분당선이나 신분당선과의 환승이 거리상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용인역은 분당선 구성역과 경부고속도로 중간에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역에 비해 구성역과의 연계 가능성이 높아 환승 시너지 효과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GTX역 특성상 인접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버스 이용의 용이성에 따라 수혜 단지는 더 확대될 수도 있다. 용인시는 경기 남부 지역의 중심이면서 면적도 가장 넓기 때문에 GTX역 이용객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바로 이전 역이 동탄역이기 때문에 수원 지역 이용객 입장에선 동탄역보다 가까운 용인역을 대거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당장 대규모 상업시설 입주가 어렵다고 가정할 경우 역 주변을 중심으로 이용객 위주의 소규모 신규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단순히 지역 주민 위주의 역 이용이 아닌 용인.수원 지역으로 이동하는 버스역이 늘어나면서 유동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GTX 사업은 단순한 철도 개발 차원을 넘어 경기권을 하나로 묶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하지만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이제 겨우 기본계획 수립 이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착공까지 ▲기본·실시 설계 ▲사업추진방식 결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시계획 인가 등을 거쳐야 하고 공사 기간을 포함해 지금부터 최소 8~10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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