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보안국 "댐 폭파 러시아 소행 입증하는 러軍 통화 감청"
일부 구조물만 남은 카호우카 댐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 붕괴 당시 폭발 때 발생하는 지진파가 감지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지진연구소(NORSAR)는 이날 루마니아에 있는 한 관측소에서 지난 6일 오전 2시 54분 지진파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진파의 파형을 분석한 결과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카호우카 댐 붕괴를 둘러싸고 러시아 내에선 우크라이나가 쏜 미사일 때문에 댐이 파괴됐다거나 누적된 손상으로 인해 댐이 저절로 무너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호우카 댐 붕괴가 폭발로 인한 것임을 뒷받침하는 지진파가 감지됨에 따라 자연 붕괴설은 배제할 수 있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대반격을 지연시키기 위해 댐 구조물을 내부에서 폭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발물 전문가들은 댐을 원거리에서 폭파하는 것보다 내부에서 폭파하기가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호우카 댐이 폭발로 무너졌다는 증거는 쌓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은 이날 카호우카 댐 폭발이 러시아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러시아 측 통신을 감청했다면서 텔레그램 채널에 1분 30초 분량의 음성 파일을 올렸다.
이 파일에서 한 남성은 러시아어로 "그들(우크라이나)은 공격하지 않았다. 우리 사보타주(비밀방해공작) 그룹이 한 짓이다. 그들은 이 댐으로 사람들을 겁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이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들은) 원래 계획했던 것 이상을 했다"면서 그 결과 하류 지역에서 수천마리의 동물이 죽었다고 했다.
다른 남성은 이 남성의 주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SBU는 통화에 등장하는 두 남성이 러시아 군인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SBU는 "이번 감청을 통해 카호우카 댐이 점령군의 방해 공작에 의해 폭파된 것을 확인했다"며 "침략자들은 댐을 폭파해 우크라이나를 협박하고 우리나라 남쪽에 인공 재앙을 일으키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SBU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전쟁 범죄와 생태 학살에 대한 범죄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카호우카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내부에서 폭파됐다는 주장을 계속 펴고 있지만 미국, 영국 등의 정보기관에서는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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